장마철 프로야구. 할듯 말듯 경기가 강행되면 변수가 많아진다. 경기 전 충분한 준비가 힘들어진다. 11일 잠실 LG-NC전이 꼭 그랬다. 이날 낮까지 잠실구장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내·외야 잔디 아래로 물이 흠뻑 스며들었다. 양 팀 관계자들은 취소를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 2시간 전쯤부터 빗줄기가 약해졌다. 경기 시작 무렵에는 거의 그쳤다. 젖은 그라운드 위에서 경기는 시작됐다.
우규민-아담, 높은 습도 속 명품 선발 맞대결
우규민-아담의 선발 맞대결. 변화구 의존도가 높은 기교파 투수들이다. 야구장 전체에 가습기를 틀어놓은듯 습도 많은 눅눅한 환경. 브레이킹볼을 던지기 좋은 날씨였다. 이를 입증하듯 두 투수는 나란히 호투를 펼쳤다. 우규민은 6⅔이닝 동안 공격적인 피칭으로 NC 타선을 무력화했다. 5피안타 5탈삼진, 무4사구로 단 1실점. 이날 주종이었던 커브와 싱킹패스트볼 각도가 날카로왔다. 7회 2사후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투구수는 단 79개에 불과했다. 우규민은 "불펜 피칭부터 손에 붙는 느낌이었다. 자신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담 역시 7이닝 2자책(4실점)의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각도가 예리했다. 다양한 변화구를 패스트볼과 적절히 섞어 탈삼진을 9개나 잡아냈다. 시즌 최다 타이 기록. 아담 역시 무4사구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물 먹어 빨라진 타구 스피드 속 내야 전쟁
비 온 뒤 내야 수비는 쉽지 않다. 물기를 머금으면 땅볼 타구가 가속도가 붙는다. 예상했던 것보다 점점 빨라진다. 이날도 어김 없었다. 그래서 특히 중요했던 내야 수비. 양 팀은 각각 1개씩의 내야 실책을 주고 받았다. 결과적으로 NC 실책이 아팠다. 1회 1사 2루에서 정성훈의 유격수 땅볼을 지석훈이 조금 불안한 스텝으로 던지다 악송구를 범했다. 2실점으로 이어진 뼈아픈 결과가 됐다. 무릎 통증으로 빠진 노진혁 대신 오랜만에 유격수로 출전한 지석훈으로서는 물기 먹은 잠실 그라운드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LG도 중요한 순간 실책을 범했다. 8회 선두 차화준에게 홈런을 허용해 2-4로 쫓긴 직후 이현곤의 땅볼을 2루수 손주인이 놓쳤다. 마지막 순간 빨라지며 예상보다 바운드가 크게 튀었다. 부담을 느낀 정현욱은 후속타자에게마저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이어 등판한 이상열이 급한 불을 껐다. 김종호와 나성범을 각각 병살과 삼진으로 틀어막으며 실책이 실점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큰 위기를 넘기며 4대2 승리를 지켜낸 이상열은 이날 LG 불펜의 으뜸 공신이었다. LG는 NC전 주중 3연전 스윕으로 상대전적 6승5패로 한걸음 앞서가기 시작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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