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 시장에서 시트콤 장르가 환영받질 못하고 있다. 기대 만큼의 시청률이 나오질 않으니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시트콤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로선 아쉬움이 크다.
KBS2 '일말의 순정'은 현재 공중파에서 방송되고 있는 유일한 시트콤. 하지만 오는 8월 이 시트콤이 종영하게 되면 적어도 당분간은 공중파에서 시트콤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이 시간대에 시트콤 대신 일일극 편성을 계획 중이다.
지난 2월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일말의 순정'은 '시트콤의 부활'을 알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이 시트콤의 시청률은 6.5%였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된 프로그램 중 최하위의 기록이다. KBS1 '러브인아시아'는 12.1%, MBC '뉴스데스크'는 6.9%, SBS '8시 뉴스'는 8.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공중파에서 이처럼 시트콤이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방송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이유는 바로 '비전문성'이었다.
국내 방송 시장에서 시트콤의 위치는 사실 애매하다. '드라마도 아니고, 예능도 아닌' 장르다. 독자적인 장르로서 인정을 받기 보다는 '드라마와 예능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장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 게다가 시청률마저 생각 만큼 나오질 않다 보니 방송사의 입장에선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렵다. 연출 역시 시트콤 전문 PD가 지속적으로 맡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PD 또는 예능 PD가 잠시 '외도'를 하는 형식으로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악순환이다. 과감한 투자를 받지 못한 탓에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시트콤은 시청률 경쟁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게 되고,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시트콤을 억지로 끌고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 시트콤은 그 자리를 다른 장르의 프로그램에 내줘야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시트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시트콤의 거듭되는 부진에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들이 단막극의 부활을 외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트콤이나 단막극 모두 새로운 배우와 연출자, 작가의 등용문이 될 수 있는데다가 시청자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성공한 시트콤으로 꼽히는 '논스톱' 시리즈의 조인성, 현빈, 한예슬 등과 '하이킥' 시리즈의 박민영, 김범, 윤시윤 등은 시트콤을 발판 삼아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한편 '하이킥' 시리즈를 연출해 성공을 거뒀던 김병욱 PD는 오는 9월 tvN을 통해 새 시트콤 '고구마처럼 생긴 감자별 2013QR3'(가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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