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시작된 트레이드였죠."
롯데 김시진 감독이 넥센 감독 재임 시절 이성열과 오재일의 트레이드 비화를 소개했다. 이 트레이드는 지난해 7월 9일 전격 성사됐다. 두산 소속이던 이성열이 넥센으로 팀을 옮겼고, 그 반대급부로 오재일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좌타 거포의 비슷한 유형이라는 점에서 많은 팬들이 이 트레이드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지만 두 사람 모두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평가받고 있다.
17일 부산 LG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각 구단끼리의 트레이드에 대해 "사실 트레이드가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시즌 개막 전부터 구단들이 서로 의견 조율을 하고 수차례 밀고당기기를 해야 이뤄질 수 있다. 그 사이 혹시라도 외부에 소문이 흘러나가면 무산되는게 트레이드"라고 말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보강하고픈 포지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쉽지 만은 않다"며 카드를 맞춰보기도 했지만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꺼낸 얘기가 지난 시즌 넥센 감독으로 있던 때에 실시한 이성열과 오재일의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는 김시진 감독과 두산 김진욱 감독의 농담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지난해 6월 말 목동에서 양팀이 3연전을 벌였는데 첫 날 김진욱 감독이 인사차 3루측 덕아웃을 찾았다고 한다. 그 때 김시진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그 때 두 감독이 꺼낸 얘기가 "이성열도 두산에서 못하고, 오재일도 마찬가지니 기분 전환 차원에서 둘이 유니폼이라도 바꿔 입혀보자"라는 얘기였다. 만약, 어느정도 트레이드 기운이 감지됐다면 출입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겠지만,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두 감독의 대화를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두 감독도 얘기를 꺼낼 당시에는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 얘기가 오가고 10여일이 지난 후, 두 사람의 트레이드 소식이 깜짝 발표됐다. 이 트레이드가 두 사람에게는 결국 행운이 됐다. 이성열은 올시즌 넥센의 주축타자로 신임을 얻어 16홈런을 기록, 이 부문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오재일도 팀이 어려울 때 1군에 올라와 4번 역할을 잘 해주며 팀 상승세의 계기를 만든 바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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