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다 같은건 아니다.
진짜 중요한 순간 터진 한방이 있고, 아닌 것이 있다. 진짜 제대로 맞은 홈런이 있고, 조금 덜 맞은 홈런도 있다. 삼성 주포 최형우.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짜릿한 홈런 한방을 날렸다. 윤성환과 찰리의 0-0 숨막히는 에이스 선발 맞대결이 이어지던 6회말. 무사 1루, 볼카운트 2B1S에서 144㎞ 몸쪽 높은 패스트볼에 벼락같이 배트를 돌렸다. 까마득하게 높이 뜬 타구는 오른쪽 라인선상을 따라 큰 포물선을 그렸다. 파울이 아니라면 홈런이 확실한 타구. 최형우 본인은 물론, 야구장 모두의 눈길이 공의 궤적을 쫓았다. 공은 장외를 넘어 오른쪽 외야 밖의 나무들 사이로 사라졌다. 박기택 1루심이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렸다. 삼성에 후반기 마수걸이 승리를 안긴 시즌 17호 투런 홈런. 공식기록 상 135m로 표시됐지만 140m쯤 날아갔음직한 대형홈런이었다. 개인 통산 500타점(통산 62번째)을 기록한 한방이어서 기쁨이 두배.
최형우는 경기 후 "올시즌 친 홈런 중에 가장 의미가 있었던 홈런인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지금까지 친 홈런 중에 가장 큰 타구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올시즌 캡틴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최형우는 '홈런 타이틀 경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쳤다. "(홈런왕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며 "팀성적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중요한 시기여서 팀 승리가 중요하다. 게임 차를 많이 벌리지 않는 이상 홈런을 의식할 여유가 없다"며 팀을 앞세웠다. 하지만 7월 11경기에서 5홈런을 몰아친 최형우의 가파른 추입마 행보는 심상치 않다. "여름에 페이스가 좋아지는 편"이라고 스스로 밝힐 정도로 여름 승부에도 강하다. 박병호와 최 정이 주도해온 홈런 레이스가 3파전으로 재편될 조짐.
워낙 눈부신 호투를 펼친 양 팀 선발 투수들. 경기는 최형우의 한방으로 끝이었다. 삼성이 최형우의 결승홈런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이어갔다. 윤성환은 7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단 2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7승째(4패). 안지만-오승환이 1이닝씩을 책임지며 5월10일 포항 KIA전 이후 팀의 첫 영봉승을 완성했다. 오승환은 17세이브째.
이호준이 시즌 처음으로 결장한 NC는 찰리의 7이닝 7피안타 2실점의 호투에도 불구, 타선 불발 속에 3연패에 빠졌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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