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태극낭자들이 일본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이 27일 서울 잠실에서 숙적 일본과 2013년 동아시안컵 최종전을 갖는다. 한국은 북한과 중국에 각각 1대2로 패하면서 대회 우승은 멀어진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중국을 2대0으로 완파한데 이어 북한전에서 0대0으로 이겨 대회 3연패를 목전에 두고 있다.
냉정하게 비교하면 여자 축구 만큼은 한-일전을 '라이벌전'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일본은 이미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인정 받았다. 2011년 독일여자월드컵 우승으로 기량을 증명했다. 2010년 3월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랭킹 5위권을 지키고 있다. 스페인(18위) 러시아(22위)보다 앞선 16위를 기록 중인 한국의 실력도 세계 무대에 크게 뒤지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과의 격차는 꽤 벌어져 있는게 사실이다. 여자 대표팀 간 역대전적도 마찬가지다. 24차례 맞대결에서 승리는 단 2번(8무14패) 뿐이다. 2008년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에서 3대1로 승리를 거둔 이후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에 그쳤다.
이번 동아시안컵에 나선 일본의 전력은 독일여자월드컵 우승 당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2012년 FIFA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발됐던 간판 미드필더 사와 호마레가 빠졌다. 하지만 FIFA 올해의 여자 감독상에 빛나는 사사키 노리오 감독(55)이 건재하다. 가와스미 나호미(27·고베 아이낙) 안도 고즈에(31·프랑크푸르트) 오노 시노부(29·올랭피크 리옹) 등 베테랑의 기량은 2년 전보다 더 성숙했다. 이와부치 마나(20·호펜하임) 오기미 유키(26·첼시) 오쓰기 루미(25·몽펠리에) 등 유럽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신예들이 성장하면서 전력은 오히려 더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개인기와 조직력 등 모든 면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나머지 3개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다.
과연 답은 없을까. 25일 경기도 화성에서 북한과 대회 2차전을 치른 일본은 '무적'이 아님을 드러냈다. 빠른 발을 앞세운 북한의 측면 돌파와 포백라인의 사이를 뚫는 침투패스에 잇달아 공간을 허용했다.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을 앞세운 북한의 수비와 역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드러냈다. 하지만 포백의 오프사이드 트랩과 공격진의 뛰어난 개인기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북한전 무승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한국전 다득점을 선언했다. 사사키 노리오 일본 대표팀 감독은 "북한전에서 드러난 공격진의 움직임이나 골 결정력 문제를 보완하겠다. 골을 넣는데 집중하겠다. 다득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일전의 무게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자가 가질 수 있는 여유다. 태극낭자들의 투혼이 일본의 자신감을 꺾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남자 대표팀에 밀린 설움을 떨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눈물이 아닌 경기력이다.
화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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