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두산 선수들에 대해 조금 아는게 도움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백업 포수 용덕한은 30일 사직 두산전에서 강민호 대신 선발 출전해 만점 활약을 펼쳤다. 타석에선 동점(1-1) 솔로 홈런을 포함 4타수 2안타를 쳤고, 포수로는 두산의 빠른 발 이종욱과 오재원의 2루 도루를 저격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의 그늘에 가려있는 용덕한은 모처럼 친정 두산을 상대로 MVP급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는 2012시즌 중반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그리고 그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전 결승 홈런(홍상삼 상대)을 쏘아올렸다. 결국 롯데는 두산을 잡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국내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선수들의 팀간 이동이 매우 적다. 팀수가 일단 적고, 선수 트레이드를 활발하게 할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용덕한 처럼 팀을 옮긴 선수 중 과거 소속팀을 상대로 선전하는 선수들이 있다. 용덕한에 이에 지난해말 두산에서 롯데로 온 우완 투수 김승회도 대표적인 두산 킬러다. 올해 두산전 7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0이다. 2승1홀드. 두산 타자들은 올해 김승회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적생들이 주축을 이룬 9구단 NC 다이노스에선 주장 이호준과 모창민이 친정 SK를 마구 두들겼다. 이호준의 SK전 성적은 타율 4할6리, 4홈런, 4타점이다. 모창민은 이호준 보다 더 강력했다. 타율 4할4푼4리, 3홈런, 5타점으로 LG 정의윤(0.484) 다음으로 SK전 타율이 높았다.
지난해말 삼성에서 NC로 간 김종호의 이번 시즌 삼성전 성적은 타율 2할9푼5리, 4타점이다. 2011시즌 중반 LG에서 넥센으로 옮긴 박병호의 이번 시즌 LG전 성적도 훌륭하다. 타율 3할4푼3리, 3홈런, 9타점이다.
용덕한은 두산전 활약이 두드러진 이유로 상대 선수들을 조금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용덕한이 '조금' 이라고 표현한 건 겸손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해석했다. 용덕한은 두산에서 8년을 보냈고 주로 백업이었지만 두산 투수와 타자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용덕한의 경우 홈런을 빼앗았던 노경은과 홍상삼 그리고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의 공배합 패턴, 주 로케이션 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두산에서 10년간 몸담았던 김승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산 역시 김승회와 용덕한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맞대결에선 두산을 떠난 자들이 우위를 보였다.
이호준과 모창민의 경우는 지난해 아쉽게 SK를 떠났다. 이호준은 SK와 FA 협상에 실패하고 바로 NC와 계약했다. 또 NC는 모창민이 보호선수명단에서 빠지자 바로 낚아채 갔다.
NC는 이번 시즌 유독 SK와의 상대전적에서 7승3패로 앞서 있다. 그 중심에 이호준과 모창민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호준은 SK 배터리와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보일 때가 많다. 노림수가 잘 통한다. 모창민의 경우 타격감이 상승세일 때 SK를 만나고 있고, 특히 집중력이 빛났다.
다수의 이적생들은 친정팀을 상대로 특히 자신이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삼성에서 LG로 이적한 손주인, 김승회 등이 친정팀과 상대할 때 더 집중하게 된다고 했다.
이적생 중 친정팀 상대 성적이 안 좋은 선수도 있다. NC 지석훈 같은 경우 올해 대 넥센전 성적이 타율 1할1푼5리로 부진했다. 두산 홍성흔도 롯데전 성적이 타율 2할6푼5리, 1홈런, 3타점으로 자신의 평균 성적 보다 떨어졌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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