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선수 성추행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오승우 감독은 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31일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오 감독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A선수의 주장을 "치료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표현했다. 오 감독은 "지난 5월 31일 부상한 A 선수를 마사지했던 훈련장 내 치료실 주변에서는 당시 코치진과 남자 선수 등 20여 명이 훈련하고 있었고 치료실 커튼 역시 완벽히 닫혀 있지 않아 선수를 성추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또 A 선수에게 마사지를 제안한 것은 당시에 여성 트레이너가 다른 팀과 함께 선수촌 외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고, 또다른 남성 트레이너는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돕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오 감독은 "오랜기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허리 부상이 생겼을 때 어떤 식으로 마사지하면 낫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선수를 치료한 것에 대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마사지했는데 수치심을 느꼈다면 내가 잘못한 것이다.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에 대해 A선수는 오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사과 또한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선수촌에 남아 있던 트레이너가 바빠서 감독이 직접 나에게 마사지를 했다고 말했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오 감독이 "A 선수가 대한역도연맹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바로 전날에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선수들은 대회 출전이나 장거리 이동 시에 감독과 코치에게 보고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 강원도의 국내 대회장에 도착해 문자를 보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A 선수는 "오 감독이 스스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라면서 "감독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경찰 조사까지 받을 수 있다는 기존 원칙에 변함이 없다. 역도연맹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서 진실을 가려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역도연맹의 대처는 미흡하기만 하다. 역도연맹은 논란이 불거진 뒤 긴급회의를 열어 오 감독에게 1개월 간 보직해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정식 이사회나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징계여서 문제의 소지를 남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건 조사위원회가 전원 남성으로 꾸려진 부분도 비난을 받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A선수가 조사위원들로부터 2차 피해를 입을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역도연맹은 "여성 조사위원 1명을 더 포함해 총 6명의 조사위원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까지 나섰다. 체육회는 1일 '연맹의 조사 결과를 지켜 본 후 해당 사건에 대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엄정한 조사 및 제재 등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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