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중문화계에는 '티켓 파워'(Ticket Power)란 용어가 있다. 영화나 공연에서 '관객에게 티켓을 파는 힘'을 뜻한다.
뮤지컬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두 명의 특급 스타 조승우와 김준수가 올 여름 뜨거운 연기 대결을 펼쳐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승우는 지난 6월 개막한 '헤드윅'에서 천부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고, 김준수는 지난달 말 공연을 시작한 '엘리자벳'에서 곧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낼 참이다.
'헤드윅'은 조승우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지난 2005년 국내 초연 무대에 출연해 '조드윅'으로 불리며, '오드윅' 오만석과 함께 흥행 쌍두마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2004년, 두 말이 필요없는 그의 대표작 '지킬 앤 하이드'를 대히트시키며 뮤지컬계의 최고 별로 우뚝 선 이후 선택한 작품이 바로 '헤드윅'이었다. 대극장이 아닌 소극장에서 트렌스젠더 로커라는 개성 강한 캐릭터로 변신해 새로운 모습을 창조해낸 그에게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올해 공연 역시 티켓 발매 10분만에 그가 출연하는 40회분이 완전 매진됐다. 막강한 영향력이다. '역시 조승우!'라는 찬사가 나올만하다. 조승우는 동독 출신의 사연 많은 트렌스젠더 로커의 아픔을 유머와 페이소스 속에 능수능란하게 풀어내며 객석을 휘어잡고 있다.
JYJ 멤버이기도 한 김준수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던 조승우의 아성을 파고든 거의 '유일한' 배우로 꼽을 만하다. 김준수는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높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그룹 JYJ의 인기를 바탕으로 2010년 '모차르트!'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하자마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김준수의 출연분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팔렸고, 이후 '천국의 눈물'(2011), '모차르트!' 앙코르(2011), '엘리자벳'(2012)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각국의 팬들이 몰려와 대성황을 이뤘다.
김준수가 올해 선택한 '엘리자벳' 역시 그에게는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 무대에서 '죽음(Tod)' 역할을 맡아 소름 끼치는 연기와 가창력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황후 엘리자벳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사랑하는 초현실적인 캐릭터인 '죽음'은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지난해 1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올해 김준수는 지난해 은발로 나섰던 것과 달리 흑발로 변신해 새로운 이미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SM엔터테인먼트가 JYJ의 방송 출연과 가수 활동을 방해했다'는 시정명령도 그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호소력있는 목소리와 연기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으로 10년 가까이 독보적인 지위를 지켜온 조승우와 강한 개성과 글로벌한 팬층으로 단 번에 블루칩으로 떠오른 김준수. 최근 불황에 빠진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여전히 막강한 티켓파워를 뽐내고 있는 '투 톱'의 연기대결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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