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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의 '보직이동' 비하인드 스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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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삼성의 2013 프로야구 주중 3연전 두번째 경기가 31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1,2루 삼성 채태인이 KIA 윤석민의 투구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윤석민이 타구를 바라보며 땀을 닦고 있다.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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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석민이에게 팀을 위해 희생하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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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희생'의 미덕을 중요하게 여기며 기록으로도 인정해주는 스포츠다. 팀 동료의 진루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번트나 득점을 위한 희생플라이는 타율 계산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다. 고과에서도 플러스 요인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희생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타자가 아닌 투수의 경우는 '희생'의 무게감이 약간 다르다. 팀 배팅에 희생의 가치를 담는 타자와는 달리 투수들이 '희생'을 한다는 것은 결국 팀을 위해 등판을 자원하거나 당장 필요한 보직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에 자칫하면 투수가 다칠 수 있다. 육체적으로도 부상의 위험이 따를 수 있고, 낯선 보직을 맡게될 경우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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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출신인 KIA 선동열 감독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지만, 선수에게 '희생'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선수가 먼저 감독의 의중을 꿰뚫었다. 사실 감독의 의중보다는 위기에 처한 팀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윤석민의 마무리 보직 이동에 숨은 이야기다.

선 감독은 6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시즌 도중에 앤서니를 퇴출하고 나서 계속 마무리가 불안했다. 코칭스태프와의 회의를 해보니 윤석민이 마무리를 맡아주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문을 연 선 감독은 "하지만 끝내 그 얘기를 석민이에게는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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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올 시즌이 윤석민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올해 윤석민이 어떤 시련을 겪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올해 초 WBC 참가 여파로 부상 때문에 많은 고생도 했고, 또 시즌 중 해외 진출도 포기했다. FA를 앞두고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겠나. 그런 석민이에게 팀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얘기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선 감독은 얼마전 윤석민과의 면담에서 "네가 팀을 이끌어가는 중심이 돼야 한다"며 부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윤석민을 격려했다. 그러나 이 면담은 결과적으로 윤석민이 스스로 마무리를 자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 상황에서 팀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고민하던 윤석민은 결국 이틀 뒤 다시 감독을 찾아가 "마무리를 맡겠다"며 보직 전환을 자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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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은 2005년 데뷔 후 험난한 가시밭길을 통과하며 '에이스'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온실 속 화초'였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2005~2006년에는 마무리로 상시 대기하며 팀의 뒷문을 막아냈고, 2007년에는 선발로 전환했으나 '시즌 최다 18패'의 시련을 맛봤다. 그러나 윤석민은 꿋꿋이 일어섰다. 2008년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2009년에는 시즌 초반 마무리를 했다가 다시 선발로 변신해 팀 우승에 기여했다. 따라서 올해의 '희생' 앞에서도 꿋꿋이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희생'의 미덕을 알고 있는 윤석민에게는 시련을 이겨낼 충분한 힘이 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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