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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고 있는 '잠수함 선발투수',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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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잠수함이 뜬다. 명맥이 끊기나 싶었던 '잠수함 선발'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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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스로 투수는 '잠수함 투수' 혹은 '옆구리 투수'로 불린다. 보통 다른 투수들의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팔의 궤적과 달리 수평 혹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소수자'인 그들의 특징을 본따 그런 별칭이 붙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옆구리 투수는 주로 중간계투진을 담당했다. 왼손타자에게 좌완투수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른손 잠수함 투수는 우타자 상대로 완벽한 '필승공식'과도 같았다. 대부분의 팀 불펜진엔 항상 사이드암 혹은 언더핸드스로 투수가 포함되기 마련이었다. 경기 막판 원포인트 혹은 1이닝 정도를 맡는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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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엔 양상이 또 달라졌다. 잠수함 선발투수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넥센 김병현 정도를 제외하면, 잠수함 선발투수는 거의 '멸종'된 상태였다. 하지만 올시즌엔 각 구단별로 다양한 잠수함 선발투수를 갖고 있다.

NC와 LG는 각각 두 명의 잠수함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NC는 시즌 초반 이재학과 이태양의 잠수함 듀오로 재미를 봤다. 이태양(22경기(13경기 선발) 4승8패 평균자책점 5.67)이 불펜 전환 뒤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밸런스를 잡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간 상태지만, 신선한 시도였다. 이재학은 7일 LG전서 4⅔이닝 9실점(8자책)으로 무너지긴 했지만, 이전까진 어떻게든 6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당당히 NC의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18경기(15경기 선발)서 6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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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우규민과 신정락이 팀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고 있다. 잠수함 2명을 5인 선발로테이션 중심에 넣고, 꾸준히 운영해 온 팀이다. 우규민은 9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8, 신정락은 5승4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중이다. 둘은 나란히 19경기(16경기 선발)에 등판했다. 팀 상황에 맞춰, 1+1 혹은 구원등판한 점도 똑같다. 그만큼 LG 마운드 운영의 열쇠와도 같았다.

2013 프로야구 LG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우규민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우규민은 올시즌 17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고 있다.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7.25/
이외에도 넥센 김병현(14경기(모두 선발) 5승4패 평균자책점 5.18) SK 백인식(12경기(8경기 선발) 3승5패 평균자책점 3.96) 롯데 이재곤(9경기(7경기 선발) 3승2패 평균자책점 6.07)이정호(12경기(7경기 선발)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9.37)가 잠수함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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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선발투수의 명맥이 끊긴 이유는 분명하다. 그만큼 불펜에서 활용가치가 높기에 쓸 만한 잠수함 투수의 경우, 불펜진으로 가게 됐다. 보통 오버핸드스로 투수들에 비해 이들은 우타자에게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타자 기준으로 보면, 공을 던지는 손이 늦게 보이게 된다. 결국 구종을 예측하기 어려워 진다. 직구와 변화구를 예측하는 '게스히팅'이 힘든 것이다. LG가 우규민과 신정락을 불펜으로 활용한 이유기도 하다. 잠수함 투수는 그만큼 가치가 있다.

또한 자신의 몸쪽으로 파고 드는 공의 궤적상 스윙 자체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멀리서 안으로 들어오는 좌완투수의 공이나, 잠수함에 비해 보다 평범한 우완 오버핸드스로의 공에 비해서 스윙궤적을 맞히기 어렵다. 여기에 떨어지는 구종 하나만 있다면, 상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결국 극단적으로 우타자에게 강한 잠수함 투수의 장점이, 잠수함 선발투수의 명맥을 끊어놨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는 '트렌드'와도 같다. 올해처럼 잠수함 선발투수들이 다시 위세를 떨친다면, 유행이 바뀔 수도 있는 법이다.

5연승 LG와 4연패 롯데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경기를 펼쳤다. 선발로 등판한 LG 신정락이 투구하고 있다.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17
그렇다고 잠수함 투수들이 좌타자에 약한 것도 아니다. 올시즌 가장 좋은 잠수함 선발투수인 LG 우규민과 NC 이재학의 데이터를 살펴보자. 우규민은 좌타자 상대로 2할6푼1리의 피안타율을 보이고 있다. 우타자 상대로는 2할4푼3리, 즉 좌우 편차가 심하지 않다. 단 우규민은 우타자 222명, 좌타자 174명으로 상대한 타자의 수가 차이가 난다.

이재학은 오히려 좌타자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4푼6리인데 반해, 좌타자 상대로는 2할4푼1리다. 우타자와 좌타자를 상대한 비율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우타자 213명, 좌타자 197명으로 큰 편차가 없다.

이들의 공통점은 좌타자 상대로 던질 수 있는 결정구가 있다는 점이다. 바로 '체인지업'이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면서 떨어지는 이 공은 마치 메이저리그의 좌완 류현진이 우타자 상대로 던지는 체인지업과 같은 효과를 보여준다. 잠수함 투수의 특성상 떨어지는 속도나 폭이 더욱 커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LG 우규민은 경찰청에서 군복무할 때 선발로 던졌다. 당시 우규민은 서클체인지업 연마에 온 힘을 쏟았다.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였던 선발투수를 위해, 좌타자 상대 결정구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우규민 역시 군복무 전에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던 불펜요원이었다. 2007년에는 30세이브로 세이브 2위에도 올랐다.

과거 좌타자 상대 결정구가 없었던 우규민은 '반쪽짜리 투수'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젠 당당히 LG의 신바람을 이끄는 선발진의 한 축이다. 팀 내 최다승도 우규민의 몫이다.

잠수함 선발투수의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상궤도에 오른 이들은 모두 '젊은 피'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다. 다시 '잠수함 선발 전성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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