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여전히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였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12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년 모스크바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가볍게 우승을 차지했다. 스타트는 늦었지만 60m이후 맨앞으로 치고 나왔다. 옆에서 뛰던 저스틴 게이틀린(미국)도 볼트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가장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한 볼트는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펼치며 우승을 자축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컸다. 기록이었다. 9초77에 그쳤다.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세계최고기록 9초58보다 0.19초나 느렸다. 물론 핑계거리는 있었다. 이날 결선 직전 비가 내렸다. 트랙이 미끄러웠다. 기록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볼트의 기록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볼트는 2008년 5월 뉴욕 육상대회에서 세계최고기록인 9초72를 찍으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3개월 후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9초6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인류 역사상 사상 처음 9초6대 진입이었다. 볼트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9초58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2~3년 내에 9초5의 벽도 깰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볼트는 정체에 빠졌다. 약점인 스타트 반응시간을 줄이지 못했다. 이날 기록한 스타트반응시간 0.163초는 베를린대회 당시 기록했던 0.146초보다 0.017초나 느렸다. 여기에 몸관리도 아쉬움이 남는다. 2009년과 2012년에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후에는 허벅지 근육통을 호소했다. 나이도 먹고 있다. 2009년 이후 100%의 몸상태로 큰 대회에 나선 적이 없었다.
심리적인 부분도 아쉬움이 있다. 볼트는 이미 세계 최고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 올 시즌에는 타이슨 게이(미국)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볼트의 자리를 위협했다. 하지만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철퇴를 맞았다. 볼트 본인도 시시한 100m 세계최고기록 수립보다는 400m나 멀리뛰리로의 전향을 생각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볼트의 100m 세계최고기록 수립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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