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팀이 출범한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우여곡절이 많은 2013 시즌이다. 전반기에 한동안 삼성 라이온즈와 선두경쟁을 펼치다가 지난 6월에는 8연패를 당하며 내려앉았다. 한때 1위를 달렸는데, 13일 현재 4위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 밴헤켄이 지난해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고, 김병현 강윤구 김영민 등 국내 선발투수들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후반기에 어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순위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8월 부진이 특히 아쉽다. 지난 주 1승1무4패. 3위 두산 베어스에 1게임 뒤져 있고, 5위 롯데 자이언츠가 2게임차로 따라오고 있다. 남은 경기는 37게임. 확실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같은 페이스가 계속된다면, 전반기에 돌풍을 일으키다가 후반기에 무너졌던 지난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히어로즈의 일정 변화가 눈에 띈다. 15~16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있는 히어로즈 선수단은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간 경기가 없다. 힘든 시기에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런데 히어로즈 선수단은 13일 부산으로 출발했다. 시즌 중에 원정팀은 보통 경기 하루 전에 현지에 도착해 컨디션을 체크하는데, 일정을 하루 앞당긴 것이다.
600만~700만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감수하면서 하루 일찍 출발한 이유가 있다. 몇 가지 사항을 고려했다. 먼저, 홈구장인 목동구장에서 고교야구대회가 진행되다. 경기가 없는 기간에 안방에서 편하게 훈련을 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히어로즈는 매년 전국 규모의 고교야구대회가 열릴 때마다 원정에 나서곤 한다.
히어로즈 구단은 훈련장소를 서울과 인근 지역으로 하지 않고 부산 동의대로 정했다. 하루 먼저 경기 장소로 이동해 훈련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게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체력적으로 힘든 혹서기에는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무는 것보다 호텔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게 좋을 수 있다"고 했다. 더구나 부산은 창원과 함께 이동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다. 체력적인 부분이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주는 8월이다. 롯데 선수단은 14일 잠실 두산전을 마치고 부산으로 이동한다.
올시즌 히어로즈는 롯데에 6승4패로 앞섰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 팀이 승승장구할 때도 "분명히 몇 차례 고비가 있을 것이다"는 말을 자주 했다.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어려움이 큰 지금이 최대 위기라고 볼 수 있다. 훈련장소가 애매해지면서 내려진 하루 빠른 원정 이동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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