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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삼성이 제대로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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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K전에서 패한 대신 LG가 넥센전서 승리한 바람에 지난 6월 9일부터 지켜온 1위 자리를 내주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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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은 지난 2년간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시즌 중반에 일단 선두로 올라섰다 하면 여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며 시즌 종료까지 한 번도 그 자리를 내주지 않은 전통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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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이처럼 고전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전과는 다른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올시즌에 이른바 '용병복'이 없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삼성은 지난해 탈보트(14승)와 고든(11승)이 25승을 합작해준 덕을 톡톡히 봤다. 작년보다 용병 효과가 적었다는 2011년에도 3명의 외국인 투수(1명 교체)가 15승을 거뒀다. 반면 올시즌 현재까지 외국인 투수가 보태준 승수는 8승에 불과하다. 전체 페넌트레이스 일정 가운데 75%를 소화한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2011년보다도 훨씬 저조한 것이다.
핵심 전력인 조동찬이 한동안 부상에서 고생하다가 복귀했는가 싶었는데 지난 13일 LG전에서 상대선수와 충돌하며 왼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됐고, 20일에는 타격 1위 채태인마저 왼쪽 어깨 미세골절로 4주 가량 빠지게 됐다. 공교롭게도 채태인마저 잃은 채 치른 첫 경기에서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여기까지 펼쳐진 장면만 보면 삼성의 앞날이 우울해 보인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삼성이 '그때 그 시절'을 상시하고 다시 명심하면 된다. '그때 그 시절'은 멀지 않은 때다. 그 만큼 벌써 잊어버렸을 리 만무하고, 그때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곰곰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가까운 '그때 그 시절'은 내야진 에이스 김상수와 조동찬이 동반으로 빠졌을 때다. 김상수는 지난달 29일 손가락 부상으로, 조동찬은 23일 왼쪽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가 지난 8일 나란히 복귀했다.
당초 류중일 감독은 이들이 1군에서 제외됐을 때 크게 근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열명의 주전 부럽지 않은 백업요원들이 200%의 몫을 해줬다. 이 덕분에 삼성은 조동찬 김상수가 없는 7월 말∼8월 초에 치른 12경기에서 무려 7할5푼의 승률(9승3패)을 보이며 "역시 강한 삼성"이란 소리를 들었다. 결국 류 감독은 "김상수 조동찬이 복귀하면 누구를 1군에서 제외시켜야 할지 모르겠다"며 행복한 고민을 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시기는 외국인 투수 로드리게스가 퇴출됐고, 카리대의 영입을 추진하는 과정이었다. '용병복'이 없다는 게 확인된 상태에서 거둔 효과였다.
채태인의 부상 악재도 걱정만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지난해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 된다. 지난해 채태인은 극심한 부진이었다. 류 감독이 "전력 외의 선수로 제쳐뒀다"고 인정할 정도로 사실에 팀에 도움이 안되는 전력이었다.
이 때문에 총 133경기 가운데 5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타율 2할7리에 그쳤던 채태인이 올시즌에는 확고한 선발 멤버로 입지를 굳히며 타격 1위(3할5푼6리)로 크게 부활했다.
그런 채태인이 불의의 부상으로 빠졌으니 비관만 할 게 아니라 채태인의 슬럼프에도 여유있게 우승 행진을 했던 때를 떠올리면 된다. 그때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지는 류 감독과 선수들이 더 잘 안다.
지난해 채태인이 부진했을 때 이승엽이 제몫을 했다. 올시즌 지금까지 이승엽이 주춤하는 동안 채태인이 잘 메워줘왔다. 이제 채태인이 다시 빠졌으니 바통터치도 기대할 때가 됐다.
지금 삼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위기의식'이 아니라 '그때의 교훈'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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