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거포 최형우가 과거의 포지션인 포수에 깜짝 복귀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정은 이랬다.
23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최형우의 깜짝 쇼가 연출된 것은 8회초 수비 때였다.
5회말부터 선발 포수 이지영의 대타로 교체 투입된 진갑용에게 불의의 부상이 닥쳤다.
중간계투의 연이은 난조로 3-10으로 밀린 무사 1루 상황. 두산 타자 임재철의 파울 타구가 진갑용의 왼쪽 무릎을 강타했다.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빗맞은 타구가 워낙 강한 데다, 정통으로 맞았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진갑용은 그대로 고꾸라지듯이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물러나야 했다.
이 때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최형우가 포수 장비를 갖춰 입었다. 삼성으로서는 교체 투입할 포수 자원이 최형우 말고는 없었다.
최형우는 지난 2002년 삼성에 입단할 때 우투좌타 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송구에 약점이 있는 대신 타격에 가능성을 보여 내야수로 변신했다. 이후 2005년 구단에서 방출된 뒤 경찰청에 입단하면서 포수 미트를 완전히 포기하고 외야수로 변신하며 수비 부담을 줄이는 대신 강타자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제대 후 삼성으로 돌아온 최형우는 삼성의 중심타자로 제자리를 잡아왔다.
최형우가 포수 미트를 낀 것은 2002년 10월 19일 광주 KIA전 이후 11년 만의 진풍경이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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