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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마지막 자존심, '실책 줄이기'에서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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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LG의 2013 프로야구 주말 2연전 경기가 17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1,2루 KIA 유격수 홍재호가 LG 이병규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내 2루수 안치홍에게 토스하고 있다. 하지만 1루주자 정의윤이 2루 세이프되며 내야안타가 됐다.군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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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어떤 면에서는 마치 한 판의 레이스와 같다. 출발은 모두 같은 지점에서 하지만, 어느새 서로의 간격이 벌어져 있다. 그리고 레이스가 끝나면 모든 영광은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1위에만 돌아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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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마나 자동차 레이스와는 달리 프로야구는 1위팀이 아니어도 박수를 받을 수 있다. 한 시즌 동안 나름 의미있는 경쟁을 펼치며 최소한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킨 팀에는 팬들도 아낌없는 성원과 애정을 보낸다.

올 시즌 예상과는 달리 처참한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KIA가 마지막으로 지켜내야 할 덕목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경기',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는 모습'. 그것이야말로 바로 아직까지 KIA를 응원하는 팬들이 바라는 부분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KIA가 올해 반드시 수성해내야 할 기록이 있다. 바로 '팀 최소 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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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KIA 선동열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며 그를 위한 여러가지 시행 방안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특히 강조한 것이 '수비력 강화'다. 수비가 강한 팀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종목을 막론하고 단체 스포츠의 진리다. 그래서 선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와 올해 초 스프링 캠프를 통해 강도높은 수비 훈련을 시행했다. 결국 수비 실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KIA와 LG의 2013 프로야구 주말 2연전 두 번째 경기가 18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1사 만루 LG 조윤준의 내야땅볼때 1루주자 손주인이 2루 포스아웃되고 있다. KIA 2루수는 안치홍.군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18/
이는 지난해의 실패와도 관련이 있다. 선 감독의 부임 첫 해였던 지난 시즌, KIA는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실책이다. 지난해 KIA는 총 88개의 팀 실책을 기록했는데, 이는 당시 8개 구단 중 7위에 해당한다. 우승팀 삼성(67개)보다 21개나 많았다. 반드시 보완돼야 할 문제점이었다. 실책은 승패의 향방 뿐만 아니라 경기 전체의 흐름, 나아가서는 선수단 분위기마저 흔들 수 있는 독약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비력 강화'를 2013시즌의 주요 과제로 내세운 것이다.

최근까지 이 목표는 그런대로 잘 이뤄져 왔다. 시즌 성적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실책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26일 기준으로 96경기를 치른 KIA의 팀 실책 수는 50개로 9개 구단 중 가장 적다. 물론, KIA의 경기수가 가장 적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KIA보다 무려 7경기나 더 많이 소화한 두산의 실책수가 51개 뿐이니 경기당 실책수로 따지면 KIA가 두산에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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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똑같은 경기수를 치렀을 때 KIA의 팀 실책수는 63개였다. 올해보다 13개나 많았다. 수치상으로 볼때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면이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최근들어 부쩍 실책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위태로운 팀 분위기를 벼랑끝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 이런 모습들이 자주 나오면서 팀 순위가 급전직하한 것은 물론, 팬들의 애정마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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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3월을 제외한 월간 팀 기록을 살펴보면 최근 KIA의 수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잘 나타난다. 4월과 5월에 각각 10개와 12개의 월간 팀 실책을 기록한 KIA는 6월과 7월에는 각각 7개와 5개로 실책수를 줄였다. 이 당시만 해도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가능성이 꽤 컸다.

하지만 8월 들어 KIA의 팀 실책수는 13개로 확 늘어났다. 아직 8월 잔여경기가 5경기나 남아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책수가 이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는 팀의 침체된 분위기 및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도 관련이 깊다. 유격수 김선빈과 외야수 김주찬이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가 컸다. 여기에 2루수 안치홍도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백업 수비진이 경기에 나서는 일이 많아지며 실책도 늘어난 것이다.

부상자가 당장 팀에 합류할 수는 없다. 그런만큼 결국 주전과 비주전을 막론하고,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크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를 통해 수비 실책을 줄여가는 것만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 될 수 있다. 수비 실책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짜임새있는 경기가 펼쳐진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승리 가능성도 조금은 높아질 수 있다. 강한 집중력과 투혼으로 실책을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KIA가 시즌 막판에 해야할 책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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