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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마법에 걸렸다. 게임 시작 직후 찾아오는 불안감. 마의 15구다. 기록은 참담하다. 15구 이내 138타수44안타(0.319). 44개의 피안타는 전체 피안타의 30%에 가까운 수치다. 피홈런은 더 심각하다. 8개다. 올시즌 허용한 총 13개 홈런의 60% 이상을 15구 이내에 허용한 셈. 여기에 12개의 4사구를 보태 19점을 내줬다. 올시즌 내준 58점 중 32.8%에 해당하는 수치. 왜 이런 참담한 결과가 나온걸까. 세가지 이유가 있다. 영리한 투수 류현진은 스스로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 그는 24일 경기 후 이런 말을 했다. "1회 스트라이크를 던지려다보니 홈런이 많았다. 이닝이 지날수록 공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초반 코너워크에 신경써야 겠다." 세가지 문제점과 해법이 이 말 속에 다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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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선발 투수의 역할에 충실한 투수다. 선발로서 충분한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으뜸 덕목이란 생각을 한다. 메이저리그 진출 시점부터 향후 관건에 대해 "볼넷을 내주지 않는 것"이라고 줄기차게 말해온 이유다. 그러다 보니 초반 정면 승부에 대한 의식이 강하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상대하는 상대 테이블세터, 중심타선과의 과감한 승부. 장타 위험이 높아진다. "1회에는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다보니 홈런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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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슬로 스타터다. 살짝 몸이 늦게 풀린다. 초반 힘이 덜 실리던 패스트볼이 이닝을 거듭할 수록 조금씩 강력해지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경기 초반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90마일에 못미치는 경우도 있다. 패스트볼 스피드와 볼끝 모두 초반에 100%가 아니다. 볼 배합의 중추가 되는 패스트볼이 약하면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효율성도 그만큼 떨어진다. "1회에 좀 많이 맞는 것 같고 이닝수가 지나갈수록 공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류현진. 스스로 초반 구위가 썩 좋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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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패스트볼 구위가 충분치 않다는 사실은 공을 평소만큼 채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로케이션도 높게 형성되기 쉽다. 손가락 끝으로 눌러주는 힘이 모자라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높은 제구와 밋밋한 볼끝. 장타 위험이 한껏 높아지는 순간이다. 15구 이내 많은 홈런을 허용한 류현진도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된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인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초반 구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운용의 묘로 극복해야 한다. 상대 타자들과 심리 싸움을 통해 장타 확률을 줄여가는 수 밖에 없다. "초반 코너워크가 문제다. 앞으로 조심해야겠다"고 해법을 이야기하는 류현진. 인정하고 대비하는 그의 모습에서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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