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좋은 공을 던져놓고…."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29일 부산 사직구장. 홈팀 롯데의 훈련이 시작되기 전 텅 빈 1루측 롯데 덕아웃은 조용했다. 그런데 평소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일찌감치 덕아웃에 나온 김시진 감독과 투수 송승준이 나란히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 감독은 대화를 마친 후 "투수들에게는 가끔 따로 조언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한 팀의 감독과 선수가 다정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역시 야구얘기였다. 송승준은 전날 있었던 광주 KIA전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팀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다. 4회가 문제였다. 3회까지 완벽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강력한 구위로 KIA 타선을 제압하다 4회 갑자기 흔들리며 3실점했다. 결국 롯데는 초반 4점을 선취하고도 추격의 발판을 만들어줬고, 4대5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4강 싸움이 한창인 시점에서 뼈아픈 패배였다.
두 사람은 전날 갑작스러운 난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김 감독은 송승준에게 4회 갑자기 투구패턴을 바꾼 이유를 물었고, 송승준은 3회를 마친 후 KIA 선수들이 덕아웃 앞에 모여 얘기를 나누길래 패턴을 바꿔보려 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초반이 직구 위주의 패턴이었다면 4회에는 변화구 위주의 공을 던지며 제구가 흔들린 것이었다. 김 감독은 "투수가 패턴을 바꾸는 것은 영리한 행동이다. 하지만 어제 송승준의 초반 구위는 최고 수준이었다. 그렇게 좋을 때는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데 억지로 패턴 변화를 시도한게 아쉬운 대목이었다"고 밝혔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송승준은 김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의 선수생활에 큰 도움이 될 내용을 배웠다. 선수로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감독과의 독대였지만 송승준이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뛰쳐나갈 수 있었던 이유였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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