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삼성의 선두싸움이 벌어진 8일 잠실구장. 관중석에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 야구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신 타이거즈의 나카무라 가쓰히로 GM(제너럴 매니저·단장)과 야마모토 노리후미 스카우트는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7회말 삼성이 2-5로 뒤지고 있던 상황. 야마모토 스카우트는 "아무래도 화요일(10일)에도 목동구장에 가야겠네요"라고 했다. 삼성이 지면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이 등판하지 못하게 되고, 오승환을 보려면 삼성-넥센전이 열리는 목동구장에 가야한다는 뜻이었다.
야마모토 스카우트는 오승환을 체크하기 위해 여러차례 경기장을 찾았고, 이 장면이 TV에도 나왔다. 이 덕분(?)인지 그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단다. 야마모토 스카우트는 "대구구장에 갔는데 쥐포를 파는 아저씨가 제 얼굴을 보더니 '아, 오승환!'이라고 말하더군요"라며 웃었다.
8회초 삼성이 2점을 따라붙어 4-5. 삼성은 1점 뒤지고 있었지만 8회말 오승환을 투입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한신 관계자들은 일단 오승환이 던지는 모습을 보고 안도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일본의 한 구단 구단주 대행도 있었다. 그의 목적은 선수 스카우트가 아니었다. "한국 구단이 구단 운영, 마케팅에 대해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 지 알아보려고 왔어요." 이 구단주 대행은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던 구단 직원의 보고를 듣고 한국을 찾았다. 그는 "아주 오래전에 한국 프로야구를 소개하는 영상물 봤는데, 당시보다 한국 프로야구가 상당히 성장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요즘 젊은 여성팬들이 많은데 10년, 20년 후의 팬 구조에 대해 구단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도 궁금해요"라고 했다.
일본의 구단주급 인사가 계약같은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한국 야구장을 찾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또 잠실구장에는 일본의 저명한 야구장 설계가도 와 있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 왔다는 그는 "광주 신구장 건설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우리 회사가 진행하는 일이 아니어서 응하지 못했습니다"고 말했다. 이 설계가는 히로시마의 마쓰다 스타디움같은 신축구장 뿐만 아니라, 센다이 구장이나 세이부돔의 리모데링 작업도 이끌었다. 그는 잠실구장을 보고 "서울시에서 운영한다면 여러 제약이 있을 것 같은데,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게 야구장 리모델링의 묘미인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팬이 열심히 응원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팬들이 생각보다 더 게임을 집중해서 보고 있었어요. 선두싸움이라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투구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고 했다.
생각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 이번에 잠실구장을 찾은 일본인들의 말을 듣고 그걸 재확인 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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