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을 향한 KIA 양현종과 김진우의 막판 투혼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부상도, 타선의 침묵도 그들의 열망을 식히지 못한다.
올해 KIA는 천당에서 지옥으로 급전직하했다. 아차하는 순간 1위에서 8위까지 급격히 떨어져 내리고 말았다. 팀 사령탑인 KIA 선동열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이에 대해 크게 좌절하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자존심은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직 '희망'을 말한다. 올해의 처참했던 결과를 내년에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최근 새로운 리빌딩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런 와중에 계속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두 명의 선발, 양현종과 김진우의 투혼도 함께 빛나고 있다.
이들은 올해안으로 '10승'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부상을 딛고 일어섰다. 사실 현재 상태로는 굳이 남은 경기에 나서기보다 컨디션을 조절해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편이 낫다. 하지만 두 투수 모두 '9'에서 멈춰선 지 오래인 숭수를 '10'으로 만들기 위해 자청해 1군 무대에 돌아왔다.
그렇다고 던질 수 없는 몸상태를 갖고 억지로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10승' 달성을 위해 열심히 몸을 추슬러 이제는 올해 한창 좋았던 때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 증거가 지난 27일 인천 SK전에서 나왔다.
이날 선발로 나선 양현종은 8이닝 동안 단 1점 밖에 내주지 않으며 올해 한 경기 최다이닝 투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시즌 전반기까지 평균자책점과 다승에서 1위를 달렸을 때의 물 오른 투구가 재현된 것이다. 삼진도 10개나 잡아내 올해 한 경기 최다 탈삼진(5월 3일 목동 넥센전, 6월 28일 대구 삼성전)과 타이를 이뤘다.
비록 타선이 터져주지 않아 양현종은 아쉽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최고 149㎞까지 나온 구위와 경기 운영능력이 전반기와 흡사하게 회복됐다는 것 자체로 양현종은 희망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선동열 감독은 "본인이 10승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워낙 강하다. 구위도 전반기 좋았을 때의 모습을 회복한 것 같다"며 양현종에게 한 번더 선발 기회를 줄 방침이다. 날짜로 보면 10월 3일 광주 두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진우의 투혼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당초 김진우는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1루 땅볼 수비를 하다가 오른쪽 어깨를 땅에 부딪혔다. 그 과정에서 통증이 생기며 17일 1군에서 제외됐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김진우의 시즌이 끝난 것으로 봤다. 남은 일정이 얼마 안되는 데다 4강에 실패해 굳이 1군 복귀를 서두를 이유가 없었기 때문.
그러나 김진우에게는 꿈이 있다. 2년 연속 10승 달성의 열망은 결국 재활 시기를 앞당겼고, 주위의 우려를 무색하게 하며 열흘 만에 1군 복귀를 이뤄냈다. 모두가 몸을 사리는 시기에 그는 앞장서서 전면에 나섰다. 그래도 구위가 회복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김진우의 어깨는 싱싱했다. 결국 김진우는 복귀 첫 날 경기 막판 마운드에 올랐다. SK전에 연장 10회부터 나와 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 경기에 앞서 선 감독은 "김진우를 중간계투로 한 차례 내보낸 뒤에 선발 투입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이날 투구로 봐서는 선발 기회를 얻어 '10승'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과연 투혼으로 똘똘 뭉친 양현종과 김진우가 남은 경기에서 10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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