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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까지 박병호는 타율 3할2푼1리 36홈런 11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한 2할9푼 31홈런 105타점을 이미 뛰어넘었다. 현재 페이스면 40홈런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 2010년 이대호(44개) 이후 3년만에 40홈런 타자 탄생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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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프로야구는 거포 부재에 시달렸다. 이대호가 일본 무대로 진출하면서 언제나 호쾌한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타자가 보이지 않았다. 박병호가 그 갈증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했던 대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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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라면, 홈런이나 볼넷 같은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전경기 출전 역시 코앞이다. 하지만 그 역시 사람이었다. 다소 신경이 쓰인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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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병호는 올시즌 팀 성적이 좋은 게 더 기쁘다고 했다. 넥센은 창단 6년만에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됐다. "팀 성적이 좋으니 4번타자 역할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넥센 입단 후 자신을 지도한 박흥식 타격코치(현 롯데)를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박병호는 "코치님께서 오늘도 아침에 전화를 주셨다. 생각보다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해주셨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박 코치에게 들은 "3년은 보자"는 말을 잊지 못한다. 박 코치는 지난해와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 3년 동안 박병호의 성장을 기다리겠단 의도였지만, 박병호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3년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달리 말하면, 박병호는 코칭스태프의 기대 이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첫 풀타임 경험이 자신을 키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박병호는 "볼넷을 골라내는 방법이나 투수와의 수싸움 방법을 알게 됐다. 홈런을 많이 치고 이듬해 상대 견제 등으로 타율이 뚝 떨어지는 사례가 많았던 걸 알고 있다. 나도 걱정했던 부분이다. 한 번 참고 볼넷을 고르는 법을 알게 되니, 타율도 올랐다"며 미소지었다.
실제 박병호는 올시즌 볼넷 1위(86개)에 올라있다. 득점권에서도 가장 많은 44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중심타선에 이택근 강정호 김민성 등 또다른 해결사들이 즐비하기에 더 큰 찬스를 만들어주면서 팀에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홈런타자 박병호의 꿈은 무엇일까. 대개 자신의 목표를 말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과거 이승엽이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던 2003년을 말했다.
박병호는 "이승엽 선배님이 홈런을 칠 때마다 전국이 들썩였다. 잠자리채가 야구장을 가득 채우지 않았나. 그때 난 고등학생이었다"면서 "언제나 그런 장면을 꿈꿔왔다. 언젠간 우리 프로야구에서도 그런 모습이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홈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한국프로야구에 다시 '홈런 붐'이 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박병호는 자신이 그 열풍을 이끌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고 있는 끝없는 성장세를 보면, 두번째 잠자리채 열풍의 주인공이 되는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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