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 날 경기도 화성 수원 클럽하우스에는 동유럽 아저씨 한 명이 나타났다. 툭 튀어나온 배에 M자형 탈모, 여기에 후덕한 인상까지. 동유럽 쪽 에이전트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수원의 어린 선수들은 누구인가 하고 흘깃 쳐다볼 정도였다.
반전이 있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나타나더니 너무나 친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병근, 최성용, 고종수 코치와도 마찬가지로 포옹하고 인사했다. 고참급인 곽희주와 김두현도 환하게 웃으며 그 아저씨를 반겼다. 선수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을 무렵 수원 관계자가 입을 열었다. "저 사람, 우리팀 역사에 남아있는 선수였어. 힌트는 바르셀로나." 한 선수가 말했다. "우르모브에요?" 정답이었다.
수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조란 우르모브가 수원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세르비아 출신인 우르모브는 1999년 부산에 입단하며 K-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기술이 좋고 빠른 선수였다.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겸했다. 2001년 부산 소속으로 도움왕에 올랐다. 2003년 수원으로 이적한 뒤 2004년까지 뛰었다. 7시즌동안 134경기에 출전 19골-20도움을 올렸다. 서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과 김두현 곽희주와는 한솥밥을 먹었다.
우르모브가 수원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은 2004년 7월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였다. 수원은 FC바르셀로나를 초청해 경기를 가졌다. 바르셀로나는 호나우지뉴와 헨리크 라르손, 카를레스 푸욜, 지울리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다. 반면 수원은 아시안컵과 올림픽으로 주전 선수 상당수가 빠져있었다. 결과는 뻔해 보였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근 법, 수원은 바르셀로나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후반 32분 우르모브의 왼발이 빛났다. 35m 대포알 프리킥을 골로 만들어냈다. 이 골로 수원은 1대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프랑크 레이카르트 바르셀로나 감독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나머지 기자회견에 나오지도 않았다.
2004년을 끝으로 한국을 떠났던 우르모브가 10년만에 한국을 찾아 처음 온 곳이 바로 수원 클럽하우스였다. 우르모브는 클럽하우스 내 역사관에 전시되어 있는 바르셀로나 유니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경기 중에 하나"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우르모브는 세르비아에서 여러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바르셀로나를 격파한 우르모브의 기를 받아 남은 경기들을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화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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