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이상적인 답안이다.
공중분해의 위기를 넘긴 성남 일화가 성남시민구단으로 재창단된다. K-리그 최다인 7회 우승, 두 차례 아시아를 제패한 성남은 그 터를 지키게 됐다. 연고 이전을 사수한 서포터스, 생활체육 축구동호회원 등의 눈물겨운 노력은 한국 프로축구사에 영원히 기록될 큰 족적이었다.
인수를 결정한 성남시의 용단도 박수받을 만 하다. 성남시는 초기에 100억원 정도를 구단에 투자하고 향후 운영이 자리를 잡으면 매년 50억∼60억원 정도로 투자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첫 고개를 넘었다. 성남시민구단의 성패에 K-리그의 미래가 걸렸다. 대전 시티즌이 기업 컨소시엄으로 운영되다가 2005년 대전시에서 인수하면서 시민구단으로 전환된 바 있다. 하지만 교과서가 되지는 못했다. 그동안 일부 기업구단도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려했지만 실패했다.
2013년 성남이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우선 종교적인 색채를 지워야 한다. 축구는 종교,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이다. 하지만 '성남 일화=통일교'라는 등식이 성립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구단의 화려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통일교의 색채를 지워야 성남시민구단이 시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인수인계는 철저히 하되 구단 프런트의 물갈이도 불가피하다. 특히 통일그룹의 색채가 진한 수뇌부는 이제 떠나야 된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재탄생한다면 미래는 없다. 성남 일화는 지난 시즌 홈경기 평균 관중이 2918명에 불과했다. 올시즌 스플릿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의 평균 관중은 2854명, 그룹B로 떨어진 후에는 1173명이다. 구단 행정은 'F학점'이다. 자립 경영은 먼 꿈이지만 그 기초는 흥행에서 시작된다. 팬들이 눈길을 줘야 스폰서도 생긴다. 인기가 없는 구단에는 투자도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개념으로의 변화는 새로운 피의 수혈로부터 시작된다.
성남시의 기득권 포기도 필수다. 현재 K-리그의 어두운 현실은 시민구단이 정치권의 덫에 갇혀있다는 점이다. 4년 마다 지방권력이 교체된다. 그때마다 달콤한 유혹에 빠진다. '낙하산 인사'로 구단이 바뀐다.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구단이란 점을 망각한채 권력을 휘두른다.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연속성도 없다. 한때 잘 나갔던 대전이 추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민구단이 K-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구단은 정치가 아닌 축구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모든 열쇠는 성남시가 쥐고 있다. 팬들은 가장 이상적인 답안을 도출해 낸 성남시가 가장 이상적인 시민구단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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