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가 자금 위험군 타그룹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주요 재벌그룹의 채권단이 재무상태 개선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시장에선 동부, 한진, 두산, 현대, 코오롱 그룹 등의 재무건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은 주채무계열 재벌그룹을 대상으로 재무구조 개선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자산 매각, 사업 구조조정, 유동성 확보 등 다각적인 방안이 동원되고 있다.
이들 그룹은 최근 계열사 부채 급증과 실적 하락을 겪고 있다.
동부그룹은 비우량 등급으로 강등된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이 500%에 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차입금 7800억원을 막아야 한다. 동부제철 재무 상태도 좋지 않다. 금융계열사(동부화재·동부증권)의 보험계약 해지나 펀드런 등 나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부진에 고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이 1,088%, 차입금의존도가 66%에 달한다. 한진해운 역시 부채비율 775%, 차입금의존도가 77%다.
두산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200%에서 6월 말 371%로 치솟았다. 현대그룹은 한진해운과 마찬가지로 해운업 불황에 따라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895%에 달한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려고 금융당국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을 신청했을 정도다.
코오롱그룹은 건설업이 주력인 코오롱글로벌의 금융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가운데 공사 미수금이 쌓이는 게 문제로 거론된다. 지주사 ㈜코오롱도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322%, 차입금의존도가 39%다.
한 채권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올해 초 STX그룹 같은 사례가 앞으로 줄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위험군' 그룹들은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당진화력과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 동자동 빌딩 매각 등을 추진해 연내 4천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 차입금을 막는 데 충분하다"며 "기본적으로 동부는 동양과 크기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건설 계열사 사정이 안 좋은 것은 다른 건설사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그룹 차원에서 지원해 미분양 부담을 털어내고 사업구조조정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최근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과도한 우려가 현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업체까지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최근 시장에서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름이 거론되는 기업 가운데도 사정이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은 기업이 많다"며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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