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이날 표정이 밝았다.
1~3기를 발표할 때는 명쾌하게 속내를 털어내지 못했다. 뜻밖의 상황으로 감춰야 할 영역이 있었다. "대표팀 감독이 되고 난 뒤 생각지도 않은 기성용 SNS 파문 등이 터져서 솔직히 지치고 버거울 때도 있었다. 물론 그것도 내 몫이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사건들이 계속 터져서 그동안 인터뷰할 때 내가 가진 생각을 그대로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오늘 인터뷰 때는 모든 것을 다 솔직히 말했다. 지금까지의 인터뷰 중 가장 기분이 좋았다." 미소가 번졌다.
이날 원칙에 대한 경계를 허물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언론에서 지나치게 내가 원칙 고수론자처럼 비춰져서 부담스러웠다. 꼭 원칙에만 얽매여서 팀에 해가 되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 팀에 도움이 되는데 원칙 때문에 팀에 피해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원칙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좀 더 명확한 소신을 공개했다. "이번 대표팀 선발을 놓고 원칙에서 물러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지만 앞으로 원칙은 깨질 수도 있다. 솔직히 K-리그에서 매경기 주전으로 뛰는 선수와 해외에서 주전 경쟁을 어려워하는 선수가 있는 데 누가 더 기량이 낫다고 보나. 지동원은 주전은 아니어도 매경기 그래도 벤치 멤버에 포함되지 않느냐. 물론 마지노선은 있다. 팀에서 6개월 이상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한다면 뽑는데 힘들지 않겠느냐."
기성용에 대해서는 재차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고 당부했다. 선수 본인도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한 후 '원팀'에 대해서도 교통정리를 했다. "'원팀'은 밖의 선수들을 놓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기성용도 합류한 후 비로소 '원팀'이 돼야 한다. 누구든 '원팀'이 안되면 아웃될 수 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일궈냈다. 현재의 결과를 떠나 A대표팀 홍명보호는 짜여진 스케줄대로 진화하고 있다. "난 올림픽의 영광은 이미 잊었다. 다만 올림픽의 경험은 잊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또 다른 시련이 올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 실패는 없었다. 홍명보호의 시간은 월드컵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고 있었다. (끝)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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