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5차전.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올시즌 111개의 홈런이 터져 9개팀 홈구장 중 두번째로 홈런이 많이 나온 작은 구장.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홈런 주의보가 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넥센은 올시즌 125개의 홈런을 쳐 9개구단 중 1위에 올랐다. 37개를 친 홈런왕 박병호를 필두로 22개의 강정호와 18개의 이성열, 15개를 친 김민성까지 홈런타자가 즐비하다. 그렇다고 두산이 단타 위주의 팀은 아니다. 잠실이란 큰 구장을 쓰고 있지만 올해 홈런이 95개. 같은 잠실구장을 쓰는 LG의 59개를 훌쩍 뛰어넘는 홈런수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김현수가 16개, 홍성흔 15개, 이원석 10개 등 두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 3명을 보유하고 있다.
목동에서 열린 1,2차전서는 넥센이 목동의 잇점을 확실히 봤다. 박병호가 1차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면서 확실히 두산에 홈런 공포를 심었고 이후 박병호와 상대할 때마다 두산 투수들은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 2차전서도 박병호 트라우마가 점수와 연결됐다. 박병호가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박병호 공포에 두산 홍상삼이 폭투로 점수를 줬고, 연장 10회말엔 박병호를 사구로 출루시킨 뒤 견제 실책까지 하는 실수 연발로 넥센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잠실에서 3,4차전을 한 뒤 넥센 투수들에게도 '홈런'이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3차전서는 최준석과 홍성흔의 랑데뷰 홈런이 터졌고, 4차전서는 최재훈이 넥센의 밴헤켄에게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작은 목동구장이기에 두산 타자들도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하나 잘못 던지면 맞는다'라는 두려움은 어떤 투수에게나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크다. '맞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확실한 코너워크에 대한 부담을 낳고 오히려 어깨에 긴장을 주게돼 평소와 다른 공을 던지게 된다. 이것이 자칫 가운데로 몰리면 투수가 가장 맞기 싫었던 홈런이 될 수도 있는 것.
5차전 선발로 나서는 두산 유희관은 2차전 선발로 나왔을 때 박병호와 상대하며 '맞아도 홈런 1개'라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상대해 범타를 이끌어냈다.
4차전까지 넥센과 두산의 공격력은 정규시즌 때보다 못했다. 많은 찬스에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홈런에 대한 공포는 커진다. 4차전처럼 한방에 승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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