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연속 한점 차 승부란 혈투 속에 5차전까지 간 준플레이오프. 넥스트 시리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LG로서는 당연히 함박웃음이다. 당초 넥센이 홈에서 2연승을 먼저할 때까지만 해도 LG에는 살짝 불안감이 감돌았다. 어느 팀이든 3연승으로 올라올 경우는 반갑지 않다. 4일 휴식을 통해 피로를 충분히 풀고 올 수 있다. 기세나 경기 감각은 오히려 열흘을 쉰 LG보다 낫다. 게다가 3연승 팀이 넥센이라면 상황은 최악이다. 모든 것이 변화한 LG지만 올시즌도 '엘넥라시코'란 부담스러운 라이벌전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5승11패의 열세. 목동구장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올시즌 LG는 목동에서 2승6패로 약했다. 특히 팀 평균자책점 1위인 마운드가 목동만 가면 맥을 못췄다. 목동구장 평균자책점이 6.95로 두산(7.93) 다음으로 좋지 않다. 피홈런에 대한 부담감 탓이다. 실제 LG 투수들은 목동 8경기에서 12개의 파홈런을 허용했다. 이 역시 홈팀 넥센을 제외하고 두산(16개)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이같은 결과가 LG 투수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한 큰 경기에서 아무런 강심장이라도 부담 없이 공을 뿌릴 수는 없다. 여러모로 껄끄로운 넥센전. 두산이 깜짝 반격으로 균형을 맞춰주자 LG의 걱정이 절반 이상 줄었다. 이제는 설령 넥센이 올라오더라도 어차피 만신창이다. 하루 휴식으로는 고갈된 체력을 충전할 수 없다. 연일 계속된 한점차 혈전에 마운드 소진은 물론 야수들도 지칠대로 지쳤다. 배트가 무디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두산이 올라와도 상황은 마찬가지. '서울 라이벌전'이란 경기 외적 특이 변수가 있지만 두산 역시 니퍼트를 마무리로 쓰는 등 힘을 다 빼고 올라오는 상황.
반면, 1위 삼성의 셈법은 다소 복잡하다. 준플레이오프 두 팀이 너무 지친 탓에 LG가 너무나도 손쉽게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1년간 지속된 정규 시즌 1위=한국시리즈 우승의 공식. 좀처럼 깨지지 않은 이유는 하위팀의 체력 부담 탓이었다. 7전4선승제의 긴 한국시리즈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필수. 하위팀은 경기 감각은 살아 있지만 체력부담과 상위 단계 팀에게 전력 해부를 당한다는 점에서 절대 불리하다.
하지만 LG가 속전속결로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3~4일 휴식을 취한 뒤 올라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위팀의 가장 큰 장점인 경기 감각을 유지한 채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 채 올라올 수도 있다. 게다가 LG는 한국시리즈에 올라설 경우 부담감이 확 줄어든다. 져도 좋으니 이판사판으로 화끈하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경기력이 극대화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가 압도적 팬 성원 속에 되살아날 경우 제 아무리 최강 삼성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활짝 웃는 낯으로 변한 LG와 달리 이래 저래 복잡한 심정으로 준플레이오프를 지켜보는 삼성. 두 팀의 표정이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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