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궐의 모든 궁녀들은 왕의 승은(承恩)을 얻기 위해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다른 여자에게는 눈길을 한 번도 주지 않은 왕이 있었다. 18대 현종이다.
현종은 조선시대 왕들 중에서 유일하게 후궁을 두지 않았다. 경종과 순종도 후궁을 두지 않았지만, 재위 기간이 짧거나 병약하여 후궁을 둘 처지가 아니었다.
현종은 재위 기간 15년 동안 대동법을 제외하면 특별한 치적이나 악행이 없어 그리 조명되지 않는 왕인데, 후궁을 두지 않은 특이한 점이 있다. 현종의 여인은 명성왕비 단 한 명뿐이었다.
후궁을 두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명성왕비의 성격이 거칠고 사나워 다른 여인을 가까이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는 설이 있다. 대비 시절에 아들인 숙종이 그토록 사랑하던 여인 장희빈을 인정하지 않고 숙종을 강하게 압박하여 궁에서 쫓아낸 일화를 보면 성품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왕이 모든 권력을 가진 조선시대에 현종이 아내가 무서워 다른 여인을 가까이 하지 못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 그 시절에는 여성의 투기는 죄악시되었다. 시어머니인 왕대비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과연 명성왕비가 남편에게 강짜를 부릴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이유가 뭘까? 현종이 그의 부인 명성왕비를 너무나 사랑해서이다.
명성왕비가 출산한 자녀는 1남3녀다. 아들을 하나 밖에 낳지 못해 왕실의 압박이 심했을 텐데 후궁을 두지 않았다는 것은 현종의 각별한 아내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현종은 즉위하자마자 왕비의 고향인 청풍(제천시)을 도호부로 승격시켰는데 이 역시 설득력 있는 근거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추론된다.기록을 보면 현종은 원래 여색(女色)을 멀리 했고, 성격이 원만하고 조용하며 소심했다. 아마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된 성(性)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섹스에 소극적이고 어여쁜 여인이 옆에 있어도 별 감흥이 없다. <홍성재/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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