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가 국내업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가 배상금을 물게 됐다. 판매 부진을 이유로 들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8부는 국내 골프용품 판매업체 오리엔트골프가 나이키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나이키코리아는 6억6101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야마하 골프클럽 등 골프용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던 오리엔트골프는 지난해 1월 나이키골프의 골프 클럽과 용품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하는 내용의 계약을 나이키코리아와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14년 5월까지였다.
하지만 나이키코리아는 올해 초 판매가 부진하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판매능력이 현저히 부족해 3개월의 기간을 두고 개선을 촉구했으나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를 계약 내용상의 해지 조건으로 들었다. 나이키코리아는 계약 해지 후 오리엔트골프에 독점 공급권이 있는 일부 제품을 대형마트에 싼 값으로 넘겼다. 오리엔트골프는 반품하겠다는 다른 위탁판매업체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해 손해가 발생했다.
오리엔트골프는 계약해지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나이키코리아는 계약해지의 적법성을 다투는 소송이 진행중인데도 물품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실행해 은행에서 23억원을 받아갔다. 재판부는 나이키코리아의 계약해지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보고 당초 계약기간 오리엔트골프의 예상 영업이익 등을 배상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해지 사유에 대한 계약 조건을 볼 때 "판매 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곧바로 오리엔트골프의 판매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판매능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나이키코리아가 3개월의 기간을 두고 개선을 촉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계약이 제대로 이행됐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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