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삼의 마운드 잔류에 LG팬들이 환호했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2-3으로 뒤진 LG의 7회말 공격. 두산은 호투하던 선발 노경은을 6이닝 만에 내리고 두번재 투수 홍상삼을 올렸다. 투구수 88개. 두산 불펜 사정을 감안하면 조금 이르다 싶은 투수 교체. 3루 두산측 응원석에 불안감이 감돌았다. 홍상삼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때 극도의 불안감을 노출했던 투수. 한 이닝 최다 폭투(3개) 등 긴장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마땅한 불펜 믿을맨이 없는 두산으로선 홍상삼을 안 쓸수도 없는 노릇. 플레이오프 전체를 생각하면 홍상삼의 자신감 회복 여부는 시리즈 운명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 김진욱 감독으로선 일찌감치 위험한 승부수를 띄운 셈. 두산 팬들은 불안했던 반면, LG 팬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아니나 다를까 홍상삼은 나오자 마자 또 다시 불안한 투구를 시작했다. 선두타자 김용의에게 초구부터 원바운드성 폭투를 던졌다. 밸런스도 들쑥날쑥했다. 1사 후 윤요섭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윤요섭 타석만 보면 도무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없는 투수같았다. 급기야 두산 김진욱 감독이 직접 벤치를 박차고 마운드로 향했다. 폭투로 주자 진루 가능성을 고려하면 교체가 예상되는 상황. 마운드에서 홍상삼과 한참 대화를 나눈 김진욱 감독은 그냥 걸어들어왔다. 1루쪽 거대한 붉은 물결을 이룬 LG팬들은 '투수 교체 없음'을 확인하자 크게 환호했다. 마치 역전을 예약한 듯 막대를 흔들며 기쁨을 표시했다. 반면, 3루측 두산 응원석은 쥐죽은듯 고요했다. 홍상삼으로선 굴욕적인 순간. 오기가 생겼을까. 반전이 일어났다. 홍상삼은 손주인을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해 순식간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8회도 삼자범퇴. 한껏 고조됐던 LG 응원석이 침묵 모드로 바뀌는 순간. 둥근 공으로 하는 야구. 속단은 금물이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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