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두산, 양팀의 운명을 가른 마지막 민병현의 필살 홈송구 한방이었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팀의 플레이오프 3차전.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홈에서 생겨났다. LG 이병규(9번)의 안타 때 2루 주자 문선재가 홈으로 파고 들었지만 문선재가 두산 포수 최재훈의 블로킹에 막히며 아웃 판정을 받고 말았다. 20일 열린 4차전을 앞두고 세 선수의 말을 들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봤다.
최재훈 "홈으로 제대로 날아왔으면 세이프였을 것."
이 플레이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최재훈. 최재훈이 문선재와의 충돌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공을 흘렸다면, 문선재는 세이프될 수 있었다. 최재훈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공을 잡으려는 순간 충돌이 일어났다. 그래서 공이 제대로 잡힌줄도 몰랐다"고 말하며 "충돌 후 글러브 속에 공이 있었고, 재빨리 태그를 하니 아웃 판정이 내려졌다"고 했다. 사실 공이 미트 속에 들어오기 전 충돌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다.
최재훈은 "타이밍 상, 만약 공이 홈쪽으로 정확히 송구됐다면 세이프 타이밍이었다"며 "주자를 잡을 수 있는 정확한 길목으로 공이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민병헌 "사실 세이프가 될 줄 알았다."
우익수 민병헌의 레이저 송구도 빛났다. 포수 좌측으로 송구가 조금 쏠렸지만, 정확히 길목을 지켜 아웃이 될 수 있었다. 민병헌은 "타구가 너무 느린 땅볼 타구였다. 사실 던지는 순간은 주자가 살겠다 싶었다"며 "의도적으로 공을 우측으로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홈을 정확하게 노릴 겨를이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힘차게 던졌는데 운이 좋게 절묘한 곳으로 송구가 됐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두산 외야수들의 어깨가 좋아 이득을 본다는 최재훈의 평가에 대해 "사실 어깨가 좋을 수록 바운드가 커져 포수 입장에서는 공을 잡기 더 어려워진다"며 정확하게 포구를 한 최재훈을 칭찬했다.
민병헌은 마지막으로 "어제 경기는 하늘에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승리"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문선재 "오른쪽으로 돌아 슬라이딩 하려 했는데…."
문선재로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을 장면. 문선재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부터 충돌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문선재는 "공이 날아오는 것을 봤고, 포수의 위치도 확인했다. 순간적으로 포수 오른쪽으로 돌아 몸을 날려 베이스를 터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공이 생각보다 오른쪽으로 더욱 쏠려 오른쪽으로 돌려고 했던 각도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력질주를 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방향을 반대쪽으로 바꾸기도 힘들었다. 결국, 살기 위해서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포수와의 충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문선재는 "충돌 후 어떻게라도 베이스를 터치해보려 했었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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