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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주전 내준 양의지, 두산의 키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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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3루 LG 이진영의 1루수앞 땅볼 때 3루주자 박용택이 홈으로 쇄도했지만 두산 양의지포수에게 태그아웃된 후 허탈해하고 있다.잠실=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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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확실하게 떠오른 인물은 포수 최재훈이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를 따낸 유희관도 포스트시즌 스타지만, 그는 이미 정규시즌에서부터 최재훈보다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최재훈은 이번 포스트시즌이 낳은 스타 중의 스타라고 할 수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최재훈의 투혼은 두산 '뚝심야구'의 표상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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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최재훈의 활약도가 두산에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미 포스트시즌 두산의 주전 안방마님은 최재훈으로 굳혀져 있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투수를 비롯한 내야수비진의 신뢰도 매우 강하다. 또 최재훈 본인의 투지도 뜨겁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정작 두산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은 최재훈이 아니라 양의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컨디션 악화 때문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후배 최재훈에게 주전자리를 내주고 백업이 된 양의지가 오히려 팀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은 최재훈이 '무한 체력'을 지니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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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9경기를 뛰었다. 이 중 8경기에서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신고선수에서 정식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된 후 처음으로 치러보는 '가을잔치'인데, 무작정 열심히 하다보니 어느새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연장전에 홈 블로킹에, 몸에 맞는 볼에. 온 몸이 거의 만신창이가 됐다. 링거를 맞아가면서 투혼을 불태워왔다. 최재훈은 늘 "괜찮냐"고 물어보면, "이기면 다 괜찮아요"라며 씩하니 순박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그의 동료들은 "얼마나 피곤하고, 아플지 짐작조차 안간다"며 최재훈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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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뒤 두산은 3일의 여유를 갖고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르게 된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재충전을 할 수 있게되어 두산으로선 다행이다. 하지만 100% 충전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최재훈이 아무리 젊다고 해도 체력에는 한계라는 게 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소진된 체력이 어느 정도 충전이 되겠지만, 앞선 플레이오프 혹은 준플레이오프만큼의 기량이 안나올 수도 있다.

이럴 때 백업포수 양의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지는 것이다. 양의지는 사실 두산의 주전포수다. 최재훈보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많다. 무엇보다 삼성 타자들을 많이 겪어봤다. 대처법들이 확실하다. 물론 이런 정보들을 최재훈과 공유하겠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양의지가 직접 마스크를 써야할 경우가 반드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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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두산의 승부처 혹은 삼성의 공략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포수가 바뀐 타이밍은 경기 상황 속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다. 공격을 하는 팀이나 수비를 하는 팀에 모두 그렇다. 팀의 야전사령관이 한번 교체되면 경기 흐름이나 수비 형태가 미묘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더구나 양의지는 앞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많은 휴식을 취하며 상대적으로 컨디션을 많이 회복한 상태다.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대구구장에서 양의지의 장타력이 경기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공수 차원에서 보면 양의지가 두산의 운명을 좌우할 '키맨'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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