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포수의 퇴장. SK 안방마님 박경완이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는 공-수를 겸비한 한국 프로야구사의 최고 포수였다. 위대한 기록을 무수히 남겼다.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은퇴 발표 후 크게 주목받지 못한 위업이 있다. 1991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23시즌을 현역 포수로 활약했다는 점이다. 역대 최다 시즌 현역 활약이다. 가장 대단한 업적 중 하나. 본인도 크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기록이다.
한화 레전드 송진우는 1989년부터 2009년까지 21시즌을 현역으로 활약했다. 현역 최고령인 LG 류택현은 대졸이라 1994년에 입단, 올시즌까지 19시즌을 뛰고 있다. 앞으로 5년을 더 뛰어야 박경완 기록을 깰 수 있다. 류택현 동기인 LG 최동수 역시 대졸신인으로 1994년 입단해 올시즌까지 19시즌을 뛰고 은퇴했다.
박경완의 기록이 대단한 이유는 그의 특수 포지션 때문이다. 가장 체력 소모가 큰 포수다. 포수는 가장 어려운 야수다. 신경써야 할 일도 많다. 우선 투수리드. 방대한 자료를 공부해야 하고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한다. 빠른 송구력도 키워야 한다. 투수들이 마음껏 던질 수 있도록 블로킹 능력도 필요하다. 이 중 하나만 모자라도 불완전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타격도 신경써야 한다. 끊임 없는 노력이 요구되는 포지션. 일반 야수보다 2배 이상 체력 소모가 크다. 한 여름에는 고충히 심해진다. 각종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움직이지 않아도 땀이 줄줄 흐른다. 부상 위험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가장 중요한 홈을 지키는 최종 파수꾼. 달려오는 탄력으로 거침 없이 몸을 날리는 주자를 육탄으로 막아내야 한다. 투수가 힘껏 던지는 공과 타자들이 비켜치는 파울타구가 수시로 보호장비를 피해 몸을 강타하기 일쑤다. 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박경완은 23시즌을 현역 포수로 뛰었다. 그것도 '역대 최고'란 찬사까지 받으며….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위대한 포수의 퇴장. 그의 등 뒤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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