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최근 들어 포스트시즌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마운드 운용법이다. 두 명의 선발투수를 연이어 등판시키는 걸 말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부임 첫 해였던 2011시즌부터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류 감독은 '1+1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좌완 차우찬은 1차전 두번째 투수로 나와 3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올린 데 이어 5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 2승을 챙겼다. 우완 정인욱 역시 3,4차전 이틀 연속 두번째 투수로 나왔다.
류 감독은 이러한 투수 기용법이 유행처럼 번지자 "특허라도 낼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에도 삼성은 고든과 차우찬을 불펜에 대기시켰다. 선발이 5회 이전 강판된 경기가 3차전 한 경기밖에 없어 긴 이닝을 던지는 일은 없었지만, 어쨌든 1+1은 유효했다.
류 감독의 세번째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은 같은 전략을 유지한다. 외국인선수 한 자리가 비었지만, 시즌 중반 이후 5선발 역할을 충실히 한 차우찬이 또다시 중책을 맡았다. 1+1으로 불펜에 대기하는 게 가장 익숙한 투수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1+1은 선발진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삼성은 그동안 이러한 조건에 부합했다. 외국인선수 2명을 포함해 시즌 때 6선발을 운용할 정도로 선발투수가 차고 넘쳤다. 포스트시즌 4선발 체제가 정착하면서 자연스레 5,6선발이 불펜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또한 차우찬과 정인욱처럼 구위가 좋은 젊은 투수들이 불펜에 대기한 것도 삼성 1+1의 특이점이었다. 상대 입장에선 선발투수에 적응될 만할 때 구위가 좋은 새로운 투수가 나오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번엔 차우찬 홀로 그 역할을 맡게 됐다. 선발이 무너졌지만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라고 판단됐을 때, 혹은 안지만-오승환의 필승조까지 최소한의 실점으로 이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 차우찬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차우찬은 올해 다시 10승 투수로 돌아왔다. 지난해에 비해 +1을 쓰기엔 적합한 상황이 됐다. 굳이 긴 이닝을 던지지 않더라도 왼손 불펜으로 매력적인 카드다.
두산은 어떨까. 두산 역시 선발투수가 불펜에 대기한다. 외국인선수 핸킨스다.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된 핸킨스는 구위가 뛰어난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4선발인 이재우와 함께 1+1으로 묶여 있는 상황이다. 베테랑이지만 상대를 압도할 수 없는 이재우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기에 4,5선발인 둘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처음 이런 기용법이 나왔다. 이재우가 생각보다 긴 5⅔이닝을 버텼기에 핸킨스는 1⅓이닝만을 소화했다. 무실점하면서 구원승을 올렸다.
플레이오프 땐 핸킨스의 활용폭이 보다 넓어졌다. 김진욱 감독은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자, 점점 핸킨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핸킨스는 2차전에서 선발 이재우의 조기강판으로 2회 등판해 2⅓이닝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이재우와 1+1이 전부가 아니었다. 4차전에선 선발 유희관에 이어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두산은 현재 불펜진에 믿음직스런 투수가 많지 않다. 당일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로 던지던 핸킨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활용폭이 크고 경험이 있는 차우찬과 점점 역할이 커지고 있는 핸킨스. 삼성과 두산의 각기 다른 1+1 전략, 어느 팀이 웃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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