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은 '1+1 시스템'으로 2012 한국시리즈에서 큰 재미를 봤다. '1+1 시스템'이란 선발급 투수 2명을 한 경기에 가동하는 것이다. 핵심은 좌완 차우찬이다. 메인 선발투수가 위기를 맞이하면 곧바로 또 다른 선발급 투수인 차우찬을 올려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식이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류 감독은 이같은 '1+1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투수진에 여유가 있고, 무엇보다 강력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작전. 드디어 이 '1+1 시스템'이 2차전에 나왔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때 선발 밴덴헐크에 이어 차우찬을 6회초 2사후에 투입했다. 이날 경기전 류 감독은 "언제든 밴덴헐크가 흔들리면 차우찬을 넣겠다"고 한 바 있다. 전날 1차전에 패한만큼 반드시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날 삼성 선발 밴덴헐크는 초반부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힘겹게 경기를 끌고 갔다. 1회 2사 후 김현수의 좌전안타에 이어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줘 첫 위기를 맞이했다. 다행히 후속 홍성흔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2회에도 1사 후 오재원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했다. 1사 3루의 대위기. 다행히 이 때도 최재훈과 손시헌을 각각 2루수 땅볼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또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삼성 벤치는 슬슬 차우찬을 준비시키기 시작했다.
차우찬은 3회부터 몸을 풀었다. 선두타자 이종욱이 몸맞는 볼로 나간 뒤 임재철도 중전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가 된 순간이다. 후속타자로 왼손 김현수가 있어 투입하기가 적당했지만, 차우찬의 준비가 덜 됐다. 또 밴덴헐크도 집중력을 회복하며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운도 삼성쪽에 따랐다. 1사 1, 3루에서 최준석이 친 타구가 밴덴헐크의 글러브에 빨려들며 자동 아웃이 됐고 밴덴헐크가 또 1루로 송구해 미처 복귀하지 못한 임재철도 아웃시켰기 때문이다.
밴덴헐크가 잠시 위기를 넘기자 차우찬은 덕아웃에 들어가 대기했다. 그러나 6회초 2사 1루에서 밴덴헐크가 또 김재호에게 좌전안타를 얻어맞아 2사 1, 2루가 되자 삼성 벤치는 곧바로 차우찬을 투입했다. 차우찬은 첫 상대인 오재원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삼성의 '1+1 시스템'이 다시 한번 힘을 발휘한 순간이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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