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은 약간 시무룩해 있었다.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리는 잠실야구장. 경기 전 몸을 풀고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유희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는 3차전에서 어이없이 강판됐다. 한 이닝에 코칭스태프가 그라운드 페어지역에 두 차례 투수와 얘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야구 규칙 8조 6항에 따라 투수교체가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결국 유희관은 조기에 교체돼야만 했다. 3⅔이닝 2실점(1자책). 투구수는 52개에 불과했다.
그는 "뭘 해보지도 못하고 나왔다"고 약간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나 표정이 서서히 밝아졌다. 포스트 시즌 내내 보여준 유쾌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지금 심정은 똥 누고 안 닦은 기분"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앞으로의 경기에서 유희관의 중간계투진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유희관의 기용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중간계투 가능성에 대해 유희관은 "필요하다면 오늘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을 만들고 던져도 135, 안 만들고 던져도 135니까"라고 다시 한번 농담을 던져 취재진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투구에 대해 반성하는 성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어제 상황은 어쨌든 내가 잘못했다. 자초한 일이다. 내가 잘 던졌으면 그런 일이 벌어질 일도 없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오승환 선배도 50개 넘는 공을 던진 뒤 또 다시 나왔다. 한국시리즈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중간계투진이 좋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던질 수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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