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삼성 오승환=오승환에게 이번 한국시리즈는 어쩌면 야구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8년차 FA로 구단 동의 하에 해외진출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일본에서 복수의 구단이 한국 최고 마무리 투수를 탐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충분하다. 남다른 느낌일 수 있는 이번 가을잔치. 지난 25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은 오승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로 남을 것 같다. 그는 마치 혈혈단신으로 적진을 휘저으며 황손을 구하는 조자룡을 연상케 했다. 연장 승부에서 무려 4이닝 홀로 마운드를 지켰다. 오승환을 구원해줄 불펜은 없었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 강력한 공으로 12명의 타자 중 무려 8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그도 사람이었다. 힘이 빠졌다. 12번째 타자 오재일에게 53구째를 던지다 우월 결승 홈런을 맞았다. '돌부처'는 돌아 서서 특유의 무표정 속에 타구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백구가 관중석으로 사라지는 순간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맹위를 떨치다 화살 한대가 가슴에 박힌듯한 비감한 표정. 그 순간,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홈런을 맞은 상황이) 화가 나서 쳐다 보고 있었던 거에요."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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