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두산의 화수분 야구의 양면성. PS에선 장점이 되다.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양면성을 가진다고 했다. 두산 선수들은 A급 선수들은 많지만 확실하게 믿음을 주는 특A급 선수는 별로 없다. 주전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벤치를 지키다보니 전력은 탄탄하다. 이런 경우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부진을 겪어도 곧바로 대체선수가 나서서 그 자리를 메워주기 때문에 팀 전력에 큰 마이너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올시즌 KIA의 경우는 주전 선수들의 실력이 좋은데 비주전과의 차이가 심했고,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지자 하염없이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두산엔 그런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카드가 없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두산이 2000년 들어 항상 우승 후보로 이름을 올리다가도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도 그때문이라고 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주전급 선수를 묶어 다른 팀의 특A급 선수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좋은 성적을 내다가 부진하면 곧바로 다른 선수가 나가다보니 비슷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풀타임을 뛰지 못하고 나눠서 뛰게된다. 선수가 성장하기 위해선 풀타임을 뛰면서 좋은 성적을 내보고 때로는 슬럼프도 겪으며 스스로 이겨내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두산에선 그런 여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선수마다 실력이 확실히 늘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포스트시즌에서는 최적화된 시스템이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긴 일정을 치러야하는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치른 포스트시즌 경기는 총 13경기다. 그런데 13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최소 1경기라도 선발에서 빠졌다. 누가 빠져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있기에 선수의 몸상태에 따라, 상대 투수에 따라 다양한 오더를 작성할 수 있는 것. 엔트리에 들어간 모든 선수들을 활용함으로써 체력적인 소모를 줄이게 돼 한국시리즈까지 싸울 수 있는 전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리고 대타가 나와도 주전급의 선수가 나오다보니 아무래도 상대에 주는 압박감이 커지고 대타 성공률도 높다.
한국시리즈 4차전서 두산 화수분 야구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주전으로 나섰던 홍성흔이나 이원석 오재원 등이 부상 등으로 나오지 못했고, 포스트시즌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한 최재훈도 벤치에서 쉬었다. 9명의 타격 오더에서 주전들이 4명이나 빠진 것. 대신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를 썼고 3루수엔 허경민이 나서는 등 주전급 선수들이 그 빈자리를 메웠다. 그리고 2대1의 승리를 거뒀다.
반면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주전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조동찬이 부상으로 빠졌고 시리즈를 치르면서 그 둘의 공백을 절감하고 있다. 둘을 대신해 정병곤과 김태완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데 우려했던 수비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데반해 타격에선 활약이 크지 못했다. 이 둘이 빠지다보니 벤치멤버들의 전력이 떨어지게 됐다. 중요한 찬스에서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대타요원이 부족하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화수분 야구가 극적인 신화를 창조하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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