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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당시에도 정병곤의 이름은 저 뒤로 밀려 있었다. 하지만 백업 내야수가 필요했던 삼성은 대구 출신인 정병곤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1군 주전급 선수를 제외하면, 2군에 마땅한 내야 자원이 없었다. 신인들은 시간이 필요했고, 기존 인원들은 1군에서 쓰기엔 다소 미덥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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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두가 김상수의 공백부터 얘기했다. 경험부족으로 인해 정병곤이 고전할 것이란 예측만 나왔다. 수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삼성의 아킬레스건이 정병곤-김태완의 이적생 '플랜 B' 키스톤콤비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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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시리즈 기간 내내 모바일 메신저의 대화명에 '될 놈'이라고 써놓았다. 남들의 시선이 어찌 됐든, 묵묵히 나아가겠단 자신간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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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곤은 "평범한 공인데 몸이 약간 굳었던 것 같다. 완전히 공을 쥐지 못했다. 그만큼 7차전 땐 처음으로 긴장이 됐다. 그 실수를 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했다.
그동안 첫 경험이라 보기 힘들만큼 편하게 플레이했던 정병곤이 처음으로 굳은 순간이었다. 만약 패배했다면, 이날의 '결정적 장면'이 될 수 있었던 순간. 하지만 정병곤은 2-2 동점이던 6회 승부를 가져오는 '진짜' 결정적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안타로 출루한 정병곤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3루주자로 나가있다 최형우의 3루수 앞 땅볼 때 홈으로 쇄도했다. 평범한 땅볼에 포스아웃 상황으로 홈에서 아웃이 확실시 되던 상황. 이원석의 송구가 다소 왼쪽으로 치우쳤다. 슬라이딩하던 정병곤의 손은 자연스레 어깨 위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 순간 공이 손목에 맞고 굴절돼 버렸다.
실책으로 2득점, 사실상 승부가 갈린 것이다. 삼성은 분위기가 급격히 추락한 두산을 상대로 6회에만 5득점하며 승기를 굳혔다. 3회 1실점했던 정병곤의 손이 6회 2득점을 이끌어낸 결정적인 '신의 손'이 됐다.
정병곤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사실 손에 맞았을 때 '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에 맞았는데도 아픈 느낌 하나 없었다. 진짜 '될 놈'이었던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류중일 감독은 내야자원 부족이 가장 큰 걱정이다. 2군에도 쓸 만한 야수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처럼 갑작스런 주전의 연쇄 공백이 생겼을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정병곤이란 새 얼굴의 등장은 너무나 반갑다. '될 놈' 정병곤이 앞으로 삼성 내야에 든든한 힘이 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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