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다. 1%의 기적을 꿈꾸는 대전 시티즌 이야기다.
대전은 3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직전 터진 플라타의 결승골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대전은 이날 승리로 승점 22점(4승10무20패)으로 잔류 마지노선인 12위 강원(승점 29)과의 승점차를 7점으로 줄였다. 대전은 극적으로 잔류 가능성을 살렸다. 물론 잔류까지 험난한 길이 이어진다. 특히 9일 펼쳐지는 강원과의 맞대결에서 패한다면 강등을 확정짓게 된다. 남은 4경기 전승 후 강등 라이벌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게 대전의 현실이다.
다행히 변화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전 승리로 첫 연승에 성공했다. 선수들도 '기적을 써보자'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중심에는 조진호 수석코치가 있다. 조 코치는 김인완 감독이 과민성 스트레스 과호흡증으로 자리를 비우자 임시로 대전의 지휘봉을 잡았다. 다정다감한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조 코치의 해법은 면담이다. 조 코치의 방은 불이 꺼질 날이 없다. 매일같이 선수들을 1~2명씩 불러 면담을 갖는다. 특별한 얘기는 없다. 일상적인 얘기를 나눈다. 오랜 코치 생활로 터득한 조 코치만의 '선수 다독이기'다. 때로는 산책을 하며 선수들과 허심탄회하게 말을 나눈다. 조 코치는 "자신감을 갖고 하자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전술적인 설명은 거의 하지 않는다. 훈련이나 경기장에서 편하게 해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담감을 최대한 줄여주는게 잦은 미팅의 목적"이라고 했다.
선수단에도 변화를 줬다. 황지웅 이슬기 김선규 등 그간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조 코치가 눈여겨 본 2군 선수들이었다. 1군 선수들에 긴장감을 주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조 코치는 "2군에서 꾸준히 지켜본 선수들이다. 1군에 크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한 것이 통하고 있다. 대구전에서도 그간 기회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이 잘해줘서 역전까지 성공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코치는 모든 카드를 동원해서 기적을 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대전은 'K-리그 최초의 시민구단'이다. '축구특별시'라는 영광스러운 호칭도 갖고 있다. 조 코치는 대구전을 마친 후 "대전의 자존심을 세운 경기였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 그것이 대전의 자존심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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