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이력이다. 육군 중사 출신의 배우. 배우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전엔 패션 모델로 활약을 펼쳤고, 현재는 대학 모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젠틀한 인상의 배우 정경훈.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드라마 '내 여자'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얼굴을 비췄고, 지금은 tvN 드라마 '빠스껫 볼'에 출연 중이다.
"직업 군인을 합격한 뒤에 입대까지 6개월 정도 시간이 남았어요. 그때 아르바이트를 하려던 중에 모델을 뽑는다는 포스터를 봤죠. 혹시 몰라서 응시를 해봤는데 합격이 됐어요. 모델 생활을 잠깐 했는데 이유 없이 재밌더라고요. 공부보다 재밌었어요.(웃음)"
5년간의 군생활 뒤 정경훈은 본격적으로 모델로 데뷔했다. 모델 생활 중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었는데 그게 바로 '국제 가수' 싸이의 '새' 뮤직비디오였다.
"지금도 가끔 심심하면 그 뮤직비디오를 봐요. 당시에 싸이의 춤을 처음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틀을 깨는 느낌이었어요. 지금은 세계적인 가수가 된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저는 연기를 처음 접하게 됐던 셈이죠."
우연한 계기로 연예계에 발을 내디딘 지 10여년. 그는 "확실히 어렵고, 험난하고, 길이 멀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길은 정말 미쳐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인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엔 부산에 있는 가족들의 반대도 심했거든요. '비전이 없으면 짐싸서 내려오라'는 얘기도 들었고요."
그러면서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하는 것이 너무 좋고 재밌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이라며 "저는 벤을 타려고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물론 배우가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긴 하지만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 의식을 많이 하고 싶진 않아요. 가끔 가다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배우들을 볼 수 있는데 보기 안 좋더라고요. 겸손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결혼 2개월차.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다. 정경훈은 지난 9월 미모의 아내와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가 국제선 승무원이기 때문에 이따금씩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옆에 누가 있으니까 안정이 되는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아내가 배우의 길을 많이 이해해줘요. 사실 이해해주기가 쉽지 않잖아요. 사실 아내 친동생이 파리에서 첼로를 공부하고 있어요. 동생이 예술을 하니까 아무래도 제 직업에 대해서도 더 이해를 해주는 것 같아요."
이어 정경훈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배우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배우들을 보면 그 매력에 빠지더라고요. 로버트 드 니로와 양조위를 좋아해요. 국내 배우 중엔 '살인의 추억'을 본 뒤에 송강호란 배우를 너무 좋아하게 됐어요. 그런 배우들의 작품을 보면 '나도 저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는 "물론 자기 캐릭터를 잡아서 그걸 밀고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여러가지 색깔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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