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28·수원) 대세론'이 희미해지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잡은 넘버원 골키퍼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팀 부진과 맞물려 활약마저 처지는 모습이다. 10월 A매치 2연전을 마치고 소속팀 수원에 복귀해 치른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으나, 6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2실점씩을 기록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졌던 포항과의 2013년 K-리그 36라운드에서는 실책으로 동점골을 내주면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명주가 시도한 칩슛을 두 손으로 잡아내려다 놓쳤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지난 7월 홍 감독 취임 이후 정성룡이 골키퍼 장갑을 낀 것은 6차례다. 실점은 7골이다. 경기당 평균 1.16골을 허용한 셈이다. 그러나 초반 두 경기 무실점을 제외하면 7월 28일 일본전부터 지난달 15일 말리전까지 4경기서 7실점(평균 1.75골) 중이다. 경쟁자 김승규(23·울산)는 K-리그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A대표팀에서 기회를 잡진 못했지만, 10월 A매치 일정을 마친 뒤 울산에서 치른 리그 5경기서 단 1실점 만을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인 울산 수비의 덕을 본 면도 있지만, 기량이 상승세인 점은 분명하다. 정성룡 입장에선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런 부담은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으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3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만하다.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앞두고도 피말리는 주전경쟁이 펼쳐졌다. 부동의 수문장으로 꼽혔던 이운재는 높은 벽이었다. 정성룡이 내놓을 만한 무기는 실력 뿐이었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결국 허정무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정성룡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현역시절 이운재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 정성룡의 모습에서 그런 면이 보이는 것 같다"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부활을 내다봤다. "최근 훈련이나 태도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욱 충실하다.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미팅을 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곧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성룡은 여전히 가장 유력한 본선 주전 골키퍼다. 기량 뿐만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없는 큰 무대 경험은 경쟁자를 압도한다. 본선까지 아직 7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당장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는 아직 충분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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