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을 돌아왔다.
골 맛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었다. 6월 26일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골을 터트린 후 침묵했다.
선수 생명의 위기도 있었다. 2011년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2011~2012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1년 넘게 깊은 수렁에 빠졌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출발을 함께 하지 못했다. 3차예선을 건너 뛰었다. 지난해 9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전에서 15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러나 과거의 그가 아니었다. 부상 후유증이 그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우즈벡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10분에 교체됐다. 10월 이란전에서는 후반 24분 교체투입됐다. 2경기에서 76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해가 바뀌었고, 명성을 다시 찾았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데 이어 홍명보호에서도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캡틴'의 클래스는 달랐다. 이청용(25·볼턴)이 돌아왔다. 1242일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이청용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스위스(한국 56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근호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화답했다.
골 뿐이 아니었다. 발재간, 스피드, 상대의 수비를 허무는 영리한 몸놀림 삼박자에 상대 수비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동안 '소녀슛'이라는 오명이 있었다. 그는 전문 골잡이가 아니다. 골보다 어시스트를 즐긴다. 하지만 그를 따라다니는 아킬레스건이 '소녀슛'이라는 아쉬움이다. 힘없는 슈팅이 반복되는 바람에 붙여진 별명이다. 이청용도 잘 알고 있다.
이날 그는 후반 10분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닥뜨렸지만 또 다시 찬스를 놓쳤다. 후반 26분에는 상대 수비의 패스를 끊어 기회를 맞았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그 한을 털었다.
특별한 하루였다. 이청용은 이날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새로운 캡틴으로 선임됐다. 이청용이 주장 완장을 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만점 활약이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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