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서 느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앵글에 담고 싶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이기화 전 부회장(56)이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1988년 프로골퍼가 된 이 부회장은 회원번호 43번이다. 우리나라에서 43번째로 여자 프로골퍼가 됐다. 하지만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하지는 않았다. 지난 1996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이보미(25) 등 숱한 스타들을 길러내며 성공적인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2002년엔 KLPGA가 선정한 올해의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후진양성에 힘을 쏟아오던 그는 7년 전 사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어느 순간부터 한 손엔 골프채, 다른 한 손엔 카메라를 들게 됐다.
사진에 빠지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다. 골프장 잔디밭에 놓아뒀던 카메라 렌즈 속에 비친 세상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 것이다. 이 부회장은 "처음엔 지식이 부족해 취미로만 찍었지만 이제는 카메라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사진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2년 전부터 중앙대학교 사진 아카데미 창작반에서 정식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 현재는 연구반에서 창작활동 중이다.
지난해 12월엔 처음으로 작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경기도 남양주의 파크갤러리에서 '지락무락'이라는 주제로 이틀 동안 사진전을 개최했다. 최근 두 번째 사진전을 열었다.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에 25개의 작품을 전시했다. 8일부터 전시된 사진은 내년 4월까지 골퍼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춤추는 나무'다. 골프장에 서 있는 수많은 나무와 자연을 렌즈에 담았다.
25개의 작품을 얻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그동안 셔터를 누른 것만 1만 번이 넘었다. 이 부회장은 "사진을 통해 더 넓은 세상, 그리고 사물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눈으로만 보던 풍경이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새로운 행복을 얻게 됐다"며 사진 작가로서 느끼는 행복을 전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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