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삼성의 경기. 모비스의 압승으로 끝났던 지난 두 번의 맞대결과는 달리, 이날 경기는 경기 내내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모비스가 74-71 3점 리드하던 4쿼터 종료 1분18초 전, 삼성의 공격 때 모비스 함지훈이 스틸에 성공했다. 함지훈 스틸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앞선에 있던 이대성이 험블 상황에서 몸을 날려 가로채기에 성공했다. 이대성 덕에 쉽게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 이대성은 그러더니 공격을 넘어가 어처구니 공격자 파울을 저지르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게 모비스는 삼성에 3점슛을 얻어맞고 연장까지 끌려갔다. 재밌는건 연장 시작 후 또다시 이대성이 화려한 돌파 후 상대 센터 마이클 더니건의 블록슛을 피하며 선제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대성이 모비스 유재학 감독을 '들었다 놨다'한 경기였다.
이 경기 뿐 아니다. 이번 시즌 개막부터 이대성은 유 감독을 매일같이 들었다 놨다 한다. 예상치 못했던 팀 중심 양동근의 부상으로 팀이 휘청일 뻔 했지만, 이대성이 신인답지 않은 플레이로 양동근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공격력이 발군이다. 하지만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마같은 플레이에 승리를 거두면서도 항상 마음을 졸이는 유 감독이다.
이대성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때문에 유 감독은 최근 진행되는 모든 인터뷰에서 99.9% 이대성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매일 비슷한 답을 하기도 힘들 것같이 보인다. 하지만 유 감독은 "대성이 얘기를 하는건 전혀 지루하지 않다"며 오히려 즐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애정이 있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유 감독은 "요즘에는 이대성 보는 재미로 사는 것 같다"고 할 정도다.
평소 칭찬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유 감독이지만 이대성에게 만큼은 다르다. 유 감독은 이대성에 대해 "우리팀에서 유일하게 드리블로 상대코트까지 넘어가고, 일대일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제칠 수 있는 선수"라고 단정한다. 수비에 대해서도 "조직 수비는 부족하지만 대인방어 능력은 리그를 통틀어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한다. 한마디로 선천적으로 가진 능력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급이 다르다는 뜻이다. 이런 재능을 살려내는게 감독으로서의 임무이자,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전을 앞두고 이대성에 대한 얘기를 꺼내며 '국가대표'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렇다고 당근만 주지는 않는다. 열심히 칭찬을 하다가도 농구 얘기에 깊숙히 빠지면 곧바로 채찍을 가한다. 유 감독이 걱정을 하는 부분은 포인트가드로서의 경기운영이다. 유 감독은 "이왕이면 포인트가드로 뛰고 싶다"고 당당히 말하는 이대성을 기특해하면서도 "경기 중 자신의 플레이도 통제하지 못하는 선수가 어떻게 팀 전체를 지휘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한다. 물불 안가리고 올라가는 외곽슛, 때를 가리지 않고 코트를 휘젓는 등 여유가 부족한 점들을 지적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 잠깐 농구를 했고, 신인인 만큼 당연히 한국프로농구에서 뛰는데 어색한 것이 당연하다. 유 감독은 "올시즌 마치기 전까지 대성이가 포인트가드로서의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기만 해도 대성공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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