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의미가 없는 경기라고 했다.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의 주인도 이미 정해졌다. 포항의 FA컵 및 K-리그 클래식 우승으로 4위까지 내년 시즌 ACL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시즌 최종전의 시선도 모두 울산과 포항의 우승 결정전에 쏠렸다. 그러나 ACL 출전권을 확보한 3위 전북 현대와 4위 FC서울은 이 경기에 단순한 순위 경쟁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순위표 윗자리를 둔 명문 구단간 자존심 대결, '3위 전쟁'이었다.
경기 전부터 양팀 사령탑도 3위에 초점을 맞췄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서울과는 항상 정상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팀이다. 자존심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에 최용수 서울 감독이 맞불을 놓았다. "항상 강팀이 되어야 한다. 2011년 정규리그 3위(플레이오프 통합 5위), 2012년 우승, 그리고 올해 3위를 해야 진정한 강팀이 된다. 연속성과 연착륙을 위해 3위가 필요하다."
최근 4년간 K-리그 우승컵을 양분한 전북(2009년, 2011년)과 서울(2010년, 2012년)의 자존심 전쟁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양 팀 사령탑의 의지만큼 그라운드에서도 불꽃이 튀었다. 수비보다 공격에 초점을 맞춘 '닥공(닥치고 공격·전북)'과 '무공해(무조건 공격해·서울)'의 공격 축구가 그라운드를 수 놓았다.
고요했던 균형의 추를 먼저 깬건 서울이었다. 3년 연속 득점왕을 노리던 데얀의 한 방이 전반 41분 터졌다. 데얀은 이 득점으로 시즌 19호골을 기록하며 3년 연속 K-리그 득점왕의 새 역사를 작성했다. 그러나 전북도 은퇴경기를 갖는 김상식에게 패배를 안길 수 없었다. 동점골을 향한 강력한 의지로 서울을 압박했고 결국 축포를 터트렸다. 김상식이 후반 41분, 서상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으며 자신의 은퇴 경기를 자축했다. 결국 미소도 전북에 허락됐다. 1대1로 경기를 마친 전북은 승점 63으로 서울(승점 62)을 승점 1점차로 제치고 3위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반면 승부의 세계를 떠나 전북과 서울은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2013년 그라운드의 문을 닫게 됐다. 전북은 3위 수성을 했고,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가 각각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하며 개인 타이틀을 독식했다. 시즌 전적도 균형이 그대로 유지됐다. 특히 전북과 서울은 올시즌을 1승2무1패로 마치며 내년 시즌 더욱 치열한 '라이벌전'을 예고했다. 최용수 감독은 "항상 느끼지만 전북은 강력한 팀이다. 내년에 더 두려운 팀이 될 것이다"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최강희 감독 역시 "3위라는 의미도 중요하다. 올해 많이 아쉽지만 내년에 팀을 정비해서 다시 정상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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