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 칼럼>
"아주 높은 사람이 되면 책임이 커지고 걱정도 많아지는데, 하하하."
2009년 어느 날 두산 베어스 김태룡 단장이 부장에서 이사로 승진할 당시 이런 말을 해 온 사람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지난달 27일 두산 지휘봉을 잡은 송일수 신임 감독이다. 송 감독은 당시 일본 라쿠텐 구단의 프로 선수 담당 스카우트였다. 오래전부터 친분을 쌓아온 김 단장에게 보낸 농담섞인 걱정이었다. 4년후 '그 송일수'가 선수단에서 '아주 높은 사람'인 감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또 송 감독 본인도 자기가 그런 자리에 오르리라고는 상상하지도 않았을 지 모른다.
"(감독이 된다는 것은)청천벽력 같아요." 사령탑 취임 후 송 감독에게 연락을 하니 이런 말이 나왔다. 송 감독은 자신이 감독이 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토요일(11월23일)에 두산의 고위 프런트들과 면담이 있었습니다. 그 면담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감독 후보들 중 한 분입니다. 만약 감독이 됐을 경우 어떤 야구를 추구하고 싶은지 알려 주십시오'였어요".
두산은 단순히 2군을 총괄하고 있던 송일수 코치를 1군 감독으로 올린게 아니라 몇 차례 인선 끝에 결정한 것이다. 이른바 회사가 인사(人事)를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냉정하게 내린 선택이었다.
그런 송 감독은 어떤 인물일까. 필자의 느낌대로 말하면 '정이 깊은 아저씨'다. 아저씨라는 표현은 '가볍고 보통'의 뜻으로 들릴 수 있으나, 그것보다는 어느 누구에게도 차별 없이 애정을 주고 친해지기 쉬운 사람이라는 의미다.
필자는 송 감독이 라쿠텐 스카우트로 있을 때 2군 경기장에서 만날 기회가 많이 있었다. 일본 야구계에서 발이 넓은 송 감독은 나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여러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서로 친하질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기도 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감독으로 일할 때도 그 모습에는 변함이 없었다. 말하자면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다.
송 감독은 2004년까지 긴테쓰에서 불펜코치로 일한 적이 있다. 불펜코치는 투수가 기분 좋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련하게 미트질을 발휘하면서 마음을 조절해주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한 직책이다. 송 감독은 그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 송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123승을 올린 노모 히데오가 긴테쓰에 있던 시절 불펜서 배터리를 이루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어떤 사람과도 친해질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엄격한 측면도 있다. 특히 규율, 예의, 기본기에 대해서는 날카로울 정도로 신경을 쓴다. 지켜지지 않으면 화를 내기도 한다. 반대로 잘 지켜지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배려를 한다. 그는 감독으로서 자신의 색깔을 내기보다는 코치들과 힘을 모아서 성과를 내려는 타입이 될 것이다.
그런 송 감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과 코치들이 송 감독이라는 '친숙한 아저씨'를 '최고의 남자'로 만들 수 있도록 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 감독의 '아저씨 리더십'이 두산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까.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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