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재미없다."
축구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이들이 K-리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유럽축구에 비해 떨어지는 긴장감과 박진감이다. 또 스타 플레이어 부재도 걸린다.
하지만 12월 1일,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졌다. 무대는 단일리그임에도 어느 순간 단기전의 챔피언결정전 성격이 돼 버린 울산-포항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최종전이었다. 내년시즌 K-리그 흥행에 대한 희망이 흘렀다.
이날 '동해안 더비'를 관전하기 위해 울산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수는 총 2만3012명이었다. 포항 서포터스는 40대의 버스를 빌려 원정 응원석을 메웠다. 개인 차량을 이용한 포항의 일반 팬들까지 합쳐 3000여명이 스탠드 오른쪽을 꽉 채웠다. 울산 팬들도 뒤질 수 없었다. 2만여명의 구름 관중이 1층과 2층을 뒤덮었다.
1년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당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울산월드컵경기장에는 4만여명의 관중들이 몰렸다. 모두가 울산의 우승을 위해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그러나 '동해안 더비'에선 울산과 포항 서포터스가 나뉘어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경기의 긴장감도 만점이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포항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비겨도 K-리그를 품을 수 있었던 울산은 포항의 거센 공격을 강한 압박과 밀집수비로 막아냈다. 넣으려는 포항과 막으려는 울산의 팽팽한 기싸움이 90분 내내 이어지면서 팬들은 한 순간도 그라운드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동해안 더비'에는 팬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들이 모두 녹아있었다. 팬들이 경기 관람을 위해 지불한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우승을 확정지은 포항의 버저비터 골에 스트레스를 해소한 것은 덤이었다.
그 동안 팬들에게 이렇게 주목받을 수 있는 경기는 K-리그 클래식에서 FC서울-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밖에 없었다. 슈퍼매치는 매 경기 4~5만명을 육박하는 관중들이 환호한다. 그래서 '동해안 더비'의 부활이 반갑기만 하다.
반짝 부활에 그쳐서는 안된다. 내년에도 '동해안 더비'는 울산과 포항 팬들의 환호로 넘쳐나야 한다. 더비 활성화는 K-리그 흥행의 필수요소다. '동해안 더비'에서 발견한 흥행 희망은 K-리그 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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