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일까.
올시즌 K-리그는 사령탑 가운데 최연장자인 김호곤 울산 감독(62)의 해로 막을 내릴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최후를 버티지 못하고 '패기의 벽'에 가로막혔다.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흐른 지 11년이 흘렀다. 지도자 세대 교체의 파고가 거세다. '2H-1C'가 한국 축구의 거대한 줄기를 형성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44)과 황선홍 포항 감독(45), 최용수 서울 감독(42)의 시대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현실이 됐다.
홍 감독과 최 감독이 한 발 앞선 분위기였다. 2005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홍 감독은 2009년 첫 성과를 냈다. 20세 이하 이집트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에서 8강 신화를 일궈냈다. 2010년에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선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은 클라이맥스였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홍 감독은 올해 2014년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면서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최 감독은 대행 꼬리표를 뗀 첫 해인 지난해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올해 변화의 중심에 섰다. 홈경기 합숙 폐지 등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비록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아챔피언리그(ACL)에선 결승 무대에 올랐다. 아시아도 품었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최고의 지도자에 올랐다.
지난해 FA컵을 제패한 황 감독은 그늘이었다. 뒤쳐져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때가 왔다. 미완의 대기에서 올해 만개했다. 기적 우승으로 물줄기를 돌려놓았다. 10월 FA컵 2연패를 차지한 데 이어 K-리그 정상에 올랐다. '더블'을 달성했다. 황 감독에게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였다. 외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전력보강마저 없는 포항이 '명가'의 타이틀을 지키기도 힘들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다. 험난한 벽을 넘으며 '명장 반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홍 감독과 황 감독은 동기다. 최 감독은 세 학번 아래지만 동시대에 현역 생활을 했다. 홍 감독은 수비수, 황 감독과 최 감독은 공격수 출신이다. 스타플레이어로 K-리그와 J-리그를 누볐다. 셋 모두 선이 굵다. 승부욕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변화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도자로 한 배를 탔다. 흥미로운 점은 '2H-1C'의 경쟁 시대도 함께 열렸다는 것이다. 경쟁 없이는 발전도 없다. 도태만 기다릴 뿐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국 축구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축구로서는 세 감독의 성장이 반갑다.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다. '2H-1C'의 시대, 지도자 세대교체도 가속 폐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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