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여자농구 판도, 미리 점칠 수 있을까?'
여자 프로농구에서 지난해부터 맞수로 떠오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오는 12일과 15일 연달아 맞붙는다. 서로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3라운드 첫 경기의 파트너가 된 셈이다. 시즌 초중반 최고의 빅카드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신한은행의 통합 7연패 도전을 저지하고 정규리그와 챔프결정전을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8일 KDB생명을 물리치고, 단일시즌이 도입된 이후 개막 최다인 9연승을 달리고 있다. 단연 1위다. 신한은행은 8일 현재 5승3패로 우리은행의 뒤를 잇고 있다.
1년만에 '수성'과 '공성'의 위치가 뒤바뀌었다. 2011~2012시즌까지 통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던 신한은행은 디펜딩 챔프로서 지난 시즌을 맞았다. 반면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최전성기 시절에 4시즌 연속 꼴찌에 머물며 바닥을 헤매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꼴찌의 기적'이라는 드라마를 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신한은행은 챔프전도 올라가지 못한채 짐을 싸야 했다.
신한은행으로선 지난 시즌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은행과 24승1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에서 3승4패로 밀려, 정규시즌 1위 자리마저 놓쳤다. 현재 1,2위를 달리고 있으며 사실상 올 시즌 챔프전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두 팀이기에 맞대결은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하다.
지난달 10일 시즌 개막전에서 두 팀은 피 튀기는 혈전을 벌인 끝에 우리은행이 85대79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3분여까지 77-76으로 맞서다 우리은행이 임영희와 박혜진의 연달은 3점포로 승리를 해냈지만, 남자농구 버금가는 수준높은 경기로 여자 프로농구의 격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약 우리은행이 2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두 팀의 순위는 5경기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당분간 1위를 독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한은행은 KB스타즈와 KDB생명이 버티는 중위권 싸움으로 내몰리게 된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2연승을 해낸다면 시즌 중반까지 선두 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세로는 우리은행이 한발 앞선다. 우리은행은 사샤 굿렛, 노엘 퀸 등 2명의 외국인 선수가 지난 시즌 우승으로 이끈 티나 탐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신 임영희 박혜진 양지희 이승아 등 우승멤버들이 확실히 한단계 성장한 모습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체력을 앞세워 압박 수비를 펼치는 것이 최대 장점일뿐 다소 투박한 농구를 했지만, 올 시즌에는 한층 세련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어지간한 점수차에도 불구, 결국 승리를 해낼 수 있다는 선수들의 자신감은 6연패를 일궈냈던 신한은행 선수들의 그것을 연상시킬 정도다. 여기에 패턴농구가 막힐 경우 창조적인 플레이도 자주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터져준다는 것이다. 경기력이 떨어질 경우 한꺼번에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제 몫 이상을 해주다보니 9연승까지 기록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도중 영입한 곽주영과 조은주가 비로소 팀 플레이에 적응하면서 흔들렸던 특유의 팀워크가 살아나고 있다. 스트릭렌이나 비어드 등 2명도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보다는 확실히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경기별로 기복이 심한 것이 변수다. 아직 팀에 녹아들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도입 이후 위력이 반감된 하은주가 이번 달 말까지 경기에 출전하기 힘들고, 주전 가드 최윤아가 무릎부상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최상의 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맞대결은 늘 현재 전력과는 관계없는 치열한 라이벌 의식이 작용한다. 게다가 신한은행 선수들은 우리은행에 개막 후 최다인 10연승, 11연승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는 강한 자존심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번 2연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팀은 치명상을 입는다는 점에서, 올 시즌 리그 순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두 팀의 대결에 유난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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