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과 비축구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대세남'은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었다. 홍 감독이 대회장에 나타나자 캐디들이 먼저 몰려 들었다. 그 중 한 캐디가 용기를 냈다. 미리 치밀하게 계획을 한 듯 종이와 팬까지 가져와 사인을 요청했다. 이를 지켜보던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와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한 마디씩 꺼냈다. "역시 인기인은 다르네…" 아쉽게도 이 '용감한' 캐디는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 나중에 해주겠다던 홍 감독이 결국 골프에 집중하느라 사인해주는 걸 까먹었단다. 조진호 대전 감독대행도 홍 감독과의 만남을 무척이나 기다렸다. 조 감독은 홍 감독을 만나자 대뜸 사진기를 꺼내 들었다. "사진 찍어서 당장 인터넷에 올려야지!" 조 감독의 간절한 요청에 홍 감독도 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조 감독의 표정은 이내 어두워졌다. 홍 감독이 던진 한 마디 때문이다. "조 감독, 내년에 잘 해야지! 아~ 올해 떨어졌지?(웃음)"
○...그라운드가 아닌 필드에 선 '초롱이' 이영표의 눈빛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믿을 구석이 있었다. 최근 프로로 전향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리디아 고와 지난 10월 함께한 라운드 경험이 그의 강력한 무기였다. 이영표는 "밴쿠버에서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리디아 고의 스윙 템포가 남다르더라. 도움이 많이 됐다"며 잔뜩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이영표는 초반부터 더블 보기를 적어내며 와르르 무너졌다. 원망은 애꿎은 골프채가 들어야 했다. "아무래도 골프채가 나랑 안 맞는것 같다."
○..."난 '백돌이'인데…." 김봉길 인천 감독은 걱정부터 앞섰다. 100타를 넘나드는 실력에 동반 플레이어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다며 좌불안석. 축구인 골프대회 초반만 해도 우려가 현실이 됐다. '뱀샷' 티샷에, 드라이버 비거리가 100m를 넘기 힘들었다. 그러나 4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220m를 날아가자 김 감독이 미소를 보이며 '과거사'를 풀어 놓았다. "2007년에 허정무 감독님이랑 황선홍 감독, 김봉수 코치와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내 티샷이 하늘 높이 떴다가 1m 앞에 떨어졌다. 허 감독님이 '헬리콥터 격추시키려 왔냐'고 놀리셨는데 오늘 220m 쳤으니 5년만에 219m 늘었다." 어깨가 한껏 올라간 김 감독은 마지막 한 마디로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 정도면 기량 발전상은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난 이미 36홀을 돌고 왔다고…" 유상철 전 대전 감독의 푸념이었다. 유 감독은 이날 대회 장소가 바뀌었다는 것을 깜빡하고 원래 대회가 열리기로 했던 남양주 해비치 컨트리클럽으로 향했다. 그런데 장소 변경 소식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또 다시 헛다리를 짚었다. 대회 장소는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골드CC였다. 그런데 유 감독이 도착한 곳은 기흥CC였다. 결국 1시간이 늦은 유 감독은 4번홀부터 참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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